사측, 고객 불편 고려해 대전지역 10개 거점점포만 임시운영
발길 돌린 고객들 불만 폭증…“갈아탈게요” 싸늘한 민심 표출

KB국민은행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 8일,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KB국민은행 둔산갤러리아지점 영업장에 정상영업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KB국민은행이 19년 만에 결국 총파업에 돌입했다. 대전지역 33개 지점은 모두 운영됐지만 대부분 파업에 참여하면서 정상 영업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국민은행은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전지역 거점점포 10곳을 선정했다. 파업이 실제로 단행되자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일각에서는 “국민은행 계좌를 말소하고 다른 은행으로 옮긴다”며 거센 비난을 쏟아 내기도 했다.

8일 오전 대전 둔산갤러리아지점 영업현장은 고객들도 많지 않고 창구 직원들도 없는듯 해 한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전체 11개 창구 중 6개 창구에서만 직원이 고객을 상대하고 있었고 빈 창구엔 사과 안내문 또는 상품 안내 배너가 자리했다. 유성도안지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점은 입출금 업무만 하고 있어 주택구입자금대출, 전세자금대출, 수출입·기업 금융업무 등의 업무를 봐야 하는 고객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대전 유성도안지점에서 만난 40대 여성 김 모 씨는 “파업했다는 소식을 듣고 문을 닫을까 걱정했는데 입출금 업무는 하고 있었지만 대출 관련 업무는 파업으로 업무가 제한돼 내일 다시 오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부 업무가 제한 될 것을 대비해 국민은행은 대전지역에 10개의 거점점포를 선정했다. 지역 거점점포는 동구 가오동지점, 중구 대전은행동지점, 서구 도안가수원·둔산선사·탄방역지점, 유성구 노은·대덕테크노밸리·대덕특구·유성지점, 대덕구 용전동지점 등이다. KB스타뱅킹, 인터넷뱅킹, ATM 등의 비대면 채널은 파업과 무관하게 정상 운영되기 때문에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를 모바일이나 인터넷에서 이용할 수 있었다. 8일엔 영업시간 중 발생하는 금융거래수수료가 면제됐다.

파업이 예정대로 단행되자 여론은 노조에 불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성과급지급, 임금피크제 시행, 페이밴드제도 유지에 사회적 분위기를 역행하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라는 관전평이 우세한 탓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최저임금 인상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평균연봉이 9100만 원에 달한다는 은행권 파업 소식이 전해지자 상대적 박탈감을 강하게 호소하기도 했다.

대전 A 대학에 재학중인 박 모(27) 씨는 “서민들은 최저임금 몇 천원 올리는 일에 생사를 거는데 대표적인 고임금 업종으로 알려진 은행권에서 더 많은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한다는 것이 좋아 보이진 않는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온라인상에서도 국민은행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겠다는 등 불만 섞인 의견이 줄을 이었다. “국민들은 국민은행을 보고있다. 좋은시선은 아니다”,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에게 불편을 준거였네”, “배가 불렀다. 타 은행으로 갈아타자”, “파업도 명분이 중요하다. 노조가 요구한 것은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낸다”, “은행은 끝까지 합의해 주지마라”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정재인 기자 jji@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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