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진상조사위 출범 늦는 이유, 지만원 때문이라니" 여론 경악

5.18은 북한군에 의해 일어난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극우논객 지만원 씨.

  지난해 여야 합의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통과되고도 진상조사위원회가 아직까지 꾸려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 이유가 극우논객 지만원 씨의 참가 여부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여론이 술렁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만원 씨가 5·18진상조사위에서 자신을 배제시키려 한다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욕설을 퍼부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며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 씨는 지난 5일 광화문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 "전날 나경원 원내대표를 국회에서 만나 (내가) 5·18진상조사위원에 들어가야 하지 않냐고 했는데 나 대표가 안 되겠다고 했다"면서 "나경원 그 미X 여자 아니냐? XX 아니냐"고 욕설을 퍼부었다.

  여야는 지난해 2월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을 통과시켰고 그 후속 조치로 지난 9월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만들어져야 했지만 아직까지 진상조사위는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조사위원 9명 가운데 자유한국당 몫(3명) 추천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그 이유가 잘 드러나지 않았는데 이번 지 씨의 욕설파문으로 그 속사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지 씨를 진상조사위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놓고 자유한국당 내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당내 일부 인사들은 지 씨를 조사위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지도부는 대외 이미지 등을 고려해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광주지역을 포함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민심이 폭발하고 있다. 광주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는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출범이 4개월째 늦어지고 있는 이유가 '5·18은 북에서 파견된 특수군이 저지른 만행'이라고 평소 주장해 온 지 씨 때문이라는 현실에서다.

  민주당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는 8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만원 씨는 5·18 민주화운동에 600여 명의 북한군 특수부대가 투입됐다는 가짜뉴스를 생산해 수차례 행사 처벌을 받은 사람이다"며 "지만원 씨에게 나경원 대표는 5·18진상규명 위원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도 보도가 됐다. 귀를 의심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황당무계한 증언을 하는 지만원 씨에 대해 아직까지도 5·18 진상조사위원으로서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한국당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5·18 북한 특수부대 개입을 주장하는 지 씨에 대해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도 관련 기사의 댓글을 통해 "지만원? 전두환은 추천 안하나?", "자유한국당이 광주 민주화운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지 보여주는 사건이네요", "지만원은 진상조사 위원이 아니라 피의자로 소환해야죠", "X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해대는 사람을 진상조사위원이라니요", "똥은 똥끼리 뭉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 등등의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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