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본 대전의 지세는 삼태극(三太極)과 오행의 기운을 담고 있다. 최고의 길지인 명당은 지세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걸맞은 역할을 할 적절한 시대를 만나야 그 빛을 발휘할 수 있다. 일부 지배층이 주인이 아닌, 모든 국민이 주인인 시대가 시작되면서 대전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지 100년이 지났다.

기해년(己亥年)인 올해는 대전시 승격 70년, 광역시 승격 30년을 맞은 ‘대전 방문의 해’이다. 대전의 특징을 살리고 위상을 높이고자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대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어떻게 설명하며, 무엇을 지향할 것인가도 중요한 사항이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시골 촌락이었던 곳이 대한민국을 만나 5대 광역시로 변모했다. 단순히 우연이 아닌 필연임을 알고 대전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대전은 예부터 ‘한밭’이라 불렸다. ‘한’은 ‘크다’는 의미다. 이는 ‘큰 밭’ 또는 ‘넓은 들’이란 뜻을 가지며 우리 고유어를 한자로 표기해 ‘대전(大田)’이 되었다. 한밭이 대전으로 불려진 시기는 공주부 산내면 대전리가 1914년 행정구역 변경에 따라 대전군 대전면이 됐고 1931년 대전읍으로 승격됐다. 1년 뒤인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했으며 1935년 대전읍이 대전부로 승격됐다. 1949년 대전부에서 대전시로 개칭됐고 1989년 대전직할시로 승격, 1995년 대전광역시로 변경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짧은 기간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곳이 대전이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였지만 가장 큰 영향력은 대전이 가진 지리적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지리는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인 자연지리와 인류에 의해 문화와 문물로 만들어진 상태인 인문지리가 있다. 두 가지 관점을 함께 연구하는 분야가 풍수지리이다.

수차례 강조한 바와 같이 풍수적 관점에서 대전은 국토의 중심 출맥으로 삼태극과 오행의 지세를 갖추고 있어 국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일한 자연이 만들어낸 천하의 명당임을 봤다. 또 대전은 서울과 개성의 지세인 제왕적 권력의 중심이 아니라 백성이 주인인 시대의 수도(首都)임도 살펴봤다. 따라서 대전은 자연지리를 바탕으로 시대적 흐름을 잘 반영하여 인간이 중심이 되고, 국민이 주인인 시대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대표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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