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영 시장, 새해업무를 청년창업자 격려로 시작
“천안역 옆에 ‘살면서 일하며 즐기는’ 플랫폼 마련”
스터디룸, 공용 강의실 갖춘 신개념 캠퍼스타운도

천안 원도심 청년몰 ‘흥흥발전소’ 4층 건물에는 현재 15개 업체가 입점해 있다. 조한필 기자
지난 3일 구본영 천안시장이 원도심을 찾아 대학생·청년창업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조한필 기자

지난 3일 구본영 천안시장은 새해 벽두부터 원도심을 찾았다. 청년 창업자를 격려하고, 대학생들에게 천안역 옆에 들어설 ‘캠퍼스 타운’ 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스터디룸, 학생전용 카페, 학과Lab, 공용강의실 등 학생들이 솔깃한 시설이 많지만 대학생들이 천안 원도심 도시재생사업 자체를 모른다.”

양아라(단국대 3년) 씨가 설문조사 내용을 소개했다.

원도심 청년창업 공간인 ‘흥흥(興興)발전소’ 입주자는 “아직 자생기반이 마련되지 못했다”며 올부터 부과될 임차료를 조금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구 시장은 즉석에서 시 관계자들에게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천안 재생사업 성공의 열쇠는 청년창업자와 천안의 11개 대학 학생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청년창업자를 이곳에 자리 잡게 할 수 있을까. 대학생들이 천안서 생활하며 꿈을 펼치도록 하려면 어떤 시설을 만들어야 할까.” 구 시장이 요즘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2017년 말 추진된 천안역 인근 ‘뉴딜사업’은 이미 시작한 옛 시청사 인근 ‘선도사업’과 짝을 이루고 있다. “원도심이 살아나려면 젊은이들이 찾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두 사업 성공을 위한 공통 화두다.

시는 선도사업 지역 10층짜리 낡은 빌딩을 2015년 매입해 2년 후 ‘도시창조 두드림(Do Dream) 센터’를 열었다. 각종 문화콘텐츠 생산과 대중음악 창작을 위한 기반시설을 갖추고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새로운 도시 창조의 꿈을 실현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천안역세권 뉴딜사업의 핵심은 청년창업가를 위한 ‘스마트 도시플랫폼’과 대학생 ‘캠퍼스 타운’이다. 천안역 동서쪽에 붙어서 들어선다. 현 서부역 주차장에 지을 스마트 플랫폼에선 청년들이 살면서(행복주택), 일하며(벤처캠퍼스, 일자리 허브센터), 놀도록(근생시설) 할 계획이다.

캠퍼스타운은 300여 m 떨어진 선도지역의 행복기숙사(600명)와 함께 대학생 중심의 시설이다. “대학생들이 원도심 동쪽에 주거하며 배우고 익힌 후, 천안역 서쪽으로 옮겨와 청년 스마트산업을 일으켜 달라”는 천안시 기대가 숨어있다.

원도심사업의 또하나의 관건은 기존 상인과 주민들이다. 대학생·청년과 어울려 원도심을 일으켜야 한다. 관(官) 주도 재생사업은 나름의 한계가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시 주최 ‘도시재생을 위한 지역상생’ 심포지엄에서 귀중한 시사점을 주는 발표가 있었다.

일본 후쿠오카의 ‘빈티지 빌딩’ 전문 주택회사 사례다. 원도심 옛 빌딩을 리노베이션하는 게 아니라, 구조적 안전점검 후 낡은 대로 청년사업가들에게 임대한다.

옛 건물 살리기 비결은 건물주와 임차인의 신뢰다. 건물주는 임차인이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건물을 살려낼 거라는 믿음을, 임차인은 건물주가 그 공헌을 잊지 않을 거란 신뢰를 가져야 한다. 이 회사는 건물주 의뢰를 받아 임차인을 모집한다. 싼 값에 빌려주고 “맘대로 고쳐라” 일임한다. 조건은 있다. “유니크 해라!”, “최첨단일 것”, “개방적으로” 등.원도심 전체가 활력을 되찾고 건물 가치는 상승했다. 건물주가 앉아서 혜택만 바라지 않은 결과다.

천안=조한필 기자 chohp1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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