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부터 3주 동안 하락 이어져
매수심리도 위축… ‘0’까지 폭락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가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넷째 주부터 시작돼 3주 연속으로 떨어졌고 이주엔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주택 수요가 매매보다 훨씬 저렴한 전세로 몰린 탓이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09%다. 지난달 넷째 주 ?0.01%를 기록한 뒤 다섯째 주 다시 ?0.01%를 보이며 3주 연속 하락했고 하락폭이 확대됐다.

지난달 들어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가 회복세를 보이는가 싶더니 곧바로 하락한 건 주택 수요가 매매 물량보다 전세 물량을 선호해서다. 세종은 내달부터 행정안전부, 3분기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전이 시작된다. 해당 공무원이 세종으로 이전을 앞뒀기 때문에 현재 잠재적 주택 수요인 상태다. 세종의 분양 물량 중 이주 공무원을 위한 특별공급 물량이 배정됐을 정도로 이주 공무원의 수는 적지 않다. 그러나 특별공급 물량이 이주 공무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에 이들이 청약에 실패한다면 매매나 전세시장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 세종은 매년 아파트 과잉공급으로 인한 전세가 폭락이 발생하고 있어 매매와 전세 중 전세로 몰리는 중이다. 실제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약 50%에 불과한 수준으로 지난달 기준 평균 전세가는 약 1억 4000만 원, 중위 전세가는 약 1억 3500만 원에 불과하다. 도 단위 지역을 제외하면 가장 저렴하다.

매수심리 위축도 주택 수요의 전세시장 유입을 부추겼다. 지난달 기준 세종의 매수우위지수는 0으로 전월(4.2)보다 더욱 떨어졌다. 매수우위지수는 매도세와 매수세를 비교해 매수심리를 수치화한 것으로 높을수록 매수심리가 높고 낮을수록 반대다. 즉, 지난달엔 세종에서 주택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은 물론 심리도 아예 위축됐다고 볼 수 있다. 주택 수요가 매매보단 전세를 선호하고 매수심리가 실종되며 앞으로의 입주 물량은 적체될 수밖에 없다. 당장 올 1분기 세종의 입주 물량은 4000세대가 넘는다. 공공기관 이전이 다가올수록 주택 수요가 더 확대될 수 있지만 좋은 물량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찍 시작됐다면 더 이상의 확대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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