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감소 및 재정난에 유학생 충원
입국 제한·토픽(TOPIK) 등 발목
그나마 인지도 높은 수도권에 쏠려

대전의 한 대학 내부에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안내표가 설치돼 있다.

연이은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난, 학령인구 감소로 어려움에 빠진 대전지역 대학들이 신입생 충원을 위해 잇달아 꺼내든 외국인 유학생 유치전도 약발이 떨어지는 형국이다. 치열한 각축을 떠나 지방대 입장에서 나름 희망의 대상이던 외국인 유학생들이 인지도 높은 서울 등 수도권 대학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 더해 입국 제한, 적은 횟수의 한국어능력시험(TOPIK) 등은 대전지역 대학 관계자들의 또 다른 고민거리 중 하나다.

대전지역 대학가의 재정 여건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사실상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원활한 학교 운영의 묘수를 찾기도 어렵고 특히 학령 인구 감소로 신입생이 줄면서 다수 대학들이 정원 외 인원으로 학생을 충원하는 뼈아픈 현실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지방대들이 앞다퉈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뛰어든 이유다. 대전 A 대학 관계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로 입학 정원을 채워야 하는데 학령 인구가 점점 줄어들면서 부족한 자리를 외국인 유학생으로 메꾸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전지역 대학들은 이런 난국 타개를 위해 외국인 ‘유학생 모시기’에 열을 올렸다. 신입생 충원 부담을 덜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대전지역 4년제 주요 대학 7곳 중 2곳을 제외한 모든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이 늘었다. 2017년에는 대전대 166명, 목원대 149명, 한남대 447명, 배재대 552명, 우송대 1565명, 충남대 1012명, 한밭대 176명이었으며, 지난해엔 대전대 240명, 목원대 147명, 한남대 497명, 배재대 418명, 우송대 1668명, 충남대 1091명, 한밭대 146명 등 소폭이지만 그 비중이 점차 늘어가는 양상이다.

그러나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한 신입생 충원 카드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전국에 분포한 외국인 유학생은 10만 1118명으로 이 중 수도권에 5만 7220명이나 있을 만큼 유학생 상당수가 서울 및 인천, 경기에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대전 입장에서 외국인 유학생 수를 늘리는 게 벅차 보인다. 대전 B 대학 관계자는 “서울·수도권 소재 대학은 지방대보다 인지도가 높다. 학비가 비싸도 확실히 수도권 대학을 선호한다”며 “인지도에서 밀리다 보니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기숙사 등 혜택을 많이 주려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의 걸림돌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외국인 출입국 제한, 한국어능력시험 시행 횟수 등으로 난항을 겪는 일이 부쩍 늘어서다. 기존에는 유학생 입국 제한이 적었으나 불법체류 등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검열이 까다로워졌다. A 대학 관계자는 “출입국 심사 통과를 위해선 한국어능력시험 3급 수준을 갖춰야 하지만 1년에 4회 정도 치르는 시험으론 학생들이 통과하기 어렵다”며 “교육부 등에 시험 횟수를 늘려달라고 건의했지만 달라지는 게 없다.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 지 걱정”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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