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대한체육회에 책임추궁 필요” 압박

한국 체육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의 성폭행 피해 폭로와 관련, 정치권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한체육회의 책임론을 들고 나섰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과거 정부가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민간단체들에 대해 지나치게 관여하는 게 문제가 됐기 때문에 많은 권한을 민간단체와 특히 대한체육회에 이관했다”라며 “지금 보면 대한체육회 자체가 문제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대한체육회의 근본적인 개혁, 현재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에 책임을 분명히 추궁해야 된다”고 강조하며 “당 차원에서 한 선수의 성폭행 문제를 넘어서서 대한체육회에 문제까지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들을 세워나가겠다”라고 했다.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한체육회에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거들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상명하복의 선후배 문화, 지도 범위를 넘어선 코치의 폭언과 폭행, 성폭력, 이를 은폐하는 체육계의 폐쇄성이 조재범이라는 괴물을 만들었다”며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는 ‘체육 분야 성폭력 지원전담팀’을 조속히 설치해 피해자의 상담과 회복을 돕고 성폭력 예방 교육을 내실화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권력과 그 권력을 이용하는 위력이 존재하는 일상에서 성폭력이 행사되고 있다”라며 “국회가 비동의강간죄 신설 법안을 비롯한 ‘미투’ 입법으로 용기있는 고백에 응답해야만 제2의 조재범이 체육 현장에 나타나는 것을 막고 심 선수는 다시 빙판을 당당히 달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심석희 사건 책임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파면을 촉구한다’는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대전 출신인 이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16년 대한체육회장직에 선출됐다. 이 회장은 1985년 이민우 신민당 비서관으로 정치권에서 활동한 후 1989년 레미콘 제조회사인 ㈜우성산업개발을 설립해 사업가로 변신했다. 이후 체육계에 발을 들여 대한근대5종연맹 고문, 대한카누연맹 회장 등을 지냈고, 2010년에는 대한수영연맹 회장을 맡았으나 각종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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