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부는 유튜브 바람" 하태경·홍준표·이언주 의원 방송 대란

유튜브 캡쳐

정치권에 유튜브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어 뛰어난 유권자 접근성을 바탕으로 유튜브가 차세대 플랫폼으로 부상하자 여야 각 정당, 나아가 의원들은 너도나도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쟁자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나 조회 수를 매일 체크하고, 보좌진과 모여 유튜브 방송 스터디를 하는 의원들이 있다는 전언이다.

유튜브 바람에 불을 댕긴 것은 자유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다.

지난 2012년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의 '누리TV'로 처음 개설된 오른소리는 구독자가 13일 현재 4만3천여명이고, 동영상 평균 조회 수가 3천∼4천회를 넘는다.

어느 당보다 먼저 유튜브 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프로그램 개발에 나선 덕분에 콘텐츠도 풍부하다.

현 정부의 행보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렬루뉴스'와 '문재앙 119', 현안을 관련 상임위 의원이 쉽게 설명해주는 '지식충전소-아는 것이 힘이다!', 지도부의 현장 행보를 전달하는 '현장 톡 talk!' 등이 오른소리가 내세운 킬러콘텐츠다.

오른소리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현장의 고충을 전달하겠다며 각 지역 당원협의회에서 휴대전화로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찍어 올리는 '생생한 목소리' 코너를 최근 신설하기도 했다.

한국당 안일호 방송팀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진보진영이 팟캐스트와 트위터를 점령한 상태에서 보수를 돋보일 대안 플랫폼으로 유튜브를 낙점해 시행착오를 거치며 시청자가 원하는 유튜브 콘텐츠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공식 유튜브 채널 '씀'의 개국으로 추격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씀의 구독자 수는 경쟁 채널인 오른소리(4만3천여명)보다 적은 2만6천여명이다.

따라서 민주당, 나아가 여권 전체가 '유튜브 홍보'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민주당 원내대표단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유튜브가 홍보방법으로 중요하게 떠오른 만큼 아이디어를 잘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역시 콘텐츠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씀 개국 당시 복면래퍼 '마미손'을 패러디해 최재성 의원이 분홍색 복면을 쓰고 랩 하는 영상으로 눈길을 끈 데 이어 최문순 강원지사가 눈을 가리고 한우 부위를 감별하는 영상, 강병원 의원과 정청래 전 의원의 토크쇼 '콜라보단 사이다 우리 이런 싸이다' 영상, 법안설명 코너인 '맞춤법' 등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오는 14일엔 이해찬 대표가 방송인 강성범씨와의 대담에서 거침없는 입담을 발휘하는 영상도 업로드한다.

민주당 권칠승 홍보소통위원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유튜브가 대세인 만큼 소통 강화를 위해 콘텐츠와 출연진 두 분야를 모두 강화할 계획"이라며 "의원들에게 유튜브 콘텐츠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도 대표 여성의원인 권은희·김수민 의원이 진행하는 '비포장 토크쇼, 언니가 간다'를 지난 9일 시작하며 유튜브 홍보에 시동을 걸었다.

개별 의원들의 유튜브 방송에서도 민주당은 다른 당에 비교해 밀리는 형국이다.

이날 현재 구독자 수를 보면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의 '이언주TV'가 7만6천여명으로 가장 많고, 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박용진TV'(5만4천여명), 한국당 전희경 의원의 '자유의 힘'(5만3천여명), 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손혜원'(2만8천여명), 바른미래 하태경 의원의 '하태경TV'(9천명)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이언주·전희경 의원은 문재인정부를 향한 거침없는 비판으로 보수층에서 '사이다 자매'라는 평까지 들으며 '유튜브 스타'로 올라섰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 공천심사에 '유튜브 활동'을 반영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의원들의 개인 유튜브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우원식(우원식테레비)·박용진(박용진TV)·박주민(주민센터)·강병원 의원과 정청래 전 의원(정청래TV떴다) 등이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가운데 수학과 교수 출신 박경미 의원은 최근 수험생 학부모에게 수학을 가르치는방송(비타민 TV)을 시작하기도 했다.

여기에 현역 의원이 아닌 '여의도 밖' 인사들의 유튜브 활동도 눈에 띈다.

그 중심에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있다.

홍 전 대표의 'TV홍카콜라' 구독자 수는 23만명을 넘기며 보수진영의 대표 유튜브 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TV홍카콜라의 하루 조회 수가 60만을 훌쩍 넘기는 등 공중파 3사 조회수를 훨씬 넘기고 있다"고 주장하며 개국 한 달인 오는 18일 오프라인 생방송을 한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이날은 "TV홍카콜라 개국 25일 만에 1천만 조회수를 돌파했다"며 "전 국민과 같이 호흡하고 소통하는 TV홍카콜라가 되도록 앞으로 포맷을 다양화하겠다"고 했다. 

후발 주자인 유 이사장은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유시민의 알릴레오'가 방영되는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61만명을 넘어섰다.

유 이사장의 흥행몰이로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에서는 '보수의 놀이터'로 불려온 유튜브에서 분위기가 반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월말 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오 한국당 상임고문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보수 인사들은 유튜브 방송을 개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