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열 아내 가네코 후미코, 93년 만에 독립유공자 인정

 

 영화 '박열'을 통해 잘 알려진 박열의 아내 가네코 후미코 여사(金子文子·1903~26)가 92년 만에 대한민국의 독립유공자로 인정받게 됐다.

독립운동가 박열 의사의 일본인 아내인 가네코 후미코 여사는 옥사한 지 92년 만에 독립유공자로 인정돼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가네코 여사는 식민지 한국인의 처지에 공감해 박문자(朴文子)란 필명으로 활동하면서 박열 의사와 함께 일본 제국주의에 저항했다. 일왕 부자를 폭살하고자 박 의사를 도와 폭탄을 반입하다가 체포돼 사형 판결을 받은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옥살이 중 1926년 7월 숨졌다.

일제 치하 충북 부강면(현 세종시 부강면) 고모부의 집에서 양녀로 자란 가네코 여사는 1919년 부강지역의 3·1만세운동을 보고 감화해 조선에 호의적인 감정을 갖게 됐고 그 해 일본으로 돌아가 1922년 박열 의사와 만나 동거를 했다.

당시 아나키즘(무정부주의)에 심취했던 박 의사와 가네코 여사는 인간의 평등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일왕이라는 생각에  그를 시해하기로 하고, 1923년 왕세자 결혼식에서 폭탄을 터트리려다 사전에 발각돼 체포됐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한복을 입고 법정에 선 가네코 여사는 자신의 이름을 '박문자'라고 말하며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이후 도쿄지방재판소로부터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의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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