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앞둔 단지 오르고 , 기존 아파트는 떨어지기 시작해

같은 지역에서도 가격 차이가 나타나는 단지별 양극화 현상이 대전에서 조금씩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축, 혹은 재개발·재건축을 앞둔 단지는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반면 같은 지역의 기존 노후된 단지는 오히려 떨어지는 중이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기준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03%다. 서구와 유성구가 0.06%, 0.03% 올라 대전의 상승률을 견인한 반면 동구와 중구, 대덕구는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전형적인 지역별 양극화 현상인 것이다. 서구와 유성구를 제외한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일부 단지는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신축 단지 등에서의 상승이 뚜렷하다. 동구의 경우 입주를 앞둔 A 단지의 전용면적 84㎡의 매매가가 3억 원을 향하는 중이다. 분양 당시 1순위 마감에 실패하긴 했지만 신축이란 기대감이 작용하며 거래가 꾸준히 발생해 매매가가 조금씩 상승했다. 역시 성공적으로 입주한 B 단지는 최근 상승폭이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가격 상승이 매섭다.

중구는 신축으로 분류되는 단지와 더불어 재개발·재건축을 앞둔 단지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 이주 0.02% 떨어지긴 했지만 대장주 아파트로 분류되는 C 단지는 인근 위치한 동구의 신축 단지와 가격경쟁을 벌이는 중이어서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재개발·재건축이 시행될 목동과 선화동 단지는 눈에 띄게 가격이 올랐다.

대덕구는 대전과 세종을 잇는 BRT 노선의 영향으로 접근성이 용이해져 전세 수요가 세종으로 향하는 중이긴 하지만 대덕구에 남은 주택 수요는 매매시장을 통해 같은 지역 내 신축으로 이동이 활발하다. 지난해 금강 주변에 입주한 D 단지는 입주를 마치고도 조망권이 좋은 층수는 꾸준한 거래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 역시 건설사의 대표성 때문에 분양권 거래가 계속 이어지는 중이다. 동구와 중구, 대덕구가 전체적으로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이어지지만 신축 등의 일부 단지는 오히려 가격이 오르며 단지별 양극화가 슬슬 나타난 셈이다.

지역별 양극화는 물론 단지별 양극화는 앞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거래절벽 현상이 대전에서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거래절벽 속에서 사실상 살아남을 수 있는 단지는 수요가 많은 신축 단지밖에 없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지역별 양극화에서 단지별 양극화는 당초 예상됐던 것이다. 단지별 양극화로 동구, 중구, 대덕구에서 발생할 가격 차이는 서구와 유성구보다 더 심할 수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의 신축이란 대표성이 서구와 유성구보다 크게 작용해서다”라고 설명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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