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계순 대전시의원, 日 잔재 청산
일환으로 제안해 눈길

 
채계순 대전시의원이 17일 시의회 제24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하고 있다. 최 일 기자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대전 ‘중앙로’의 명칭을 ‘신채호로’로 바꾸자는 제안이 대전시의회에서 제기돼 관심을 모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채계순 시의원(비례)은 17일 제24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3·1운동 100주년, 일제 잔재 청산으로 민족 정기를 세우는 대전을 위한 제언’이란 5분 발언을 통해 “서대전네거리와 옛 충남도청사, 대전역 등을 관통하는 현 ‘중앙로’의 명칭을 ‘신채호로’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라고 밝혔다.

채 의원은 “최근 단재 신채호 선생 생가(중구 어남동)를 참배하면서 생가 주변 도로가 ‘단재로’로 이름 지어진 것을 봤다. 참으로 잘 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한발 더 나아가 중앙로를 ‘신채호로’로 변경해 시민의 역사의식을 북돋우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흔히 쓰이는 지명 중에 ‘중앙’, ‘제일’, ‘동·서·남·북’ 등이 있는데 누구를 기준으로 한 ‘중앙’이고, 누가 ‘제일’인가? 진지하게 지명 변경을 고민해 봐야 한다”라며 “국보 1호 ‘숭례문’이 ‘남대문’에서 소중한 이름을 되찾았듯이 이제 대전에서도 우리의 역사와 정신을 되찾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백제산성인 보문산성과 계족산성 등 대전을 둘러싸고 있는 고대 산성들의 역사문화콘텐츠 발굴·계승도 강조했다.

채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대전을 근대역사도시로만 알고 있다. ‘한밭’에서 ‘대전’으로 지명이 변경된 것은 1905년 일제 통감부가 설치되고 대전역이 들어선 후라 그런 오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전엔 위대한 역사 인물들이 있고, 유구한 역사 유적이 있다. 신채호 선생뿐 아니라 을사조약 파기와 을사오적 처형 운동을 전개하다 순국한 항일애국지사 송병선·병순 형제가 있고, 사육신의 한 사람인 박팽년의 고향이 가양동이다. 또 둔산동 선사유적지와 유물은 대전의 오랜 역사를 밝혀주는 증거이며, 대전을 둘러싼 20여 기의 산성은 선조들의 피와 땀이 스민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는 ‘한양도성’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수년째 노력을 하고 있는데, 대전시는 소중한 역사유적을 보전하고 그 가치를 전승하는 일에 소홀하다. 이제라도 민족 정기를 세우는 일에 앞장서기 위해 대전의 중심인 보문산에 ‘대전산성역사관’을 건립하고, 너른 한밭을 둘러싼 산성들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디지털체험시설’을 조성하자. 보문산에 산재한 자원과 공간을 활용해 뿌리공원을 ‘아시아의 뿌리 전당’으로 발전시키자”라고 주장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