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교육청 고교 배정 발표 연기
예비소집 일정도 차질 불가피
참교육학부모회 “담당자 경질하라”

지난 18일 세종교육청 홈페이지에 공지된 고교 신입생 배정 결과 발표 연기 안내문.

<속보>=고교 신입생 배정 문제를 둘러싼 세종 교육현장의 혼란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이 당초 지난 18일로 예정했던 고교 배정 확정을 법률 검토를 이유로 재차 연기했기 때문인데 학부모들 사이에서 안일한 교육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본보 1월 15일자 5면 보도>

세종 관내 고등학교의 신입생 배정 결과 발표가 연기됐다. 지난 14일 후순위 지망 학교로 밀린 학생들에 대한 전원 구제 방침을 밝힌 후 시교육청이 배정된 학교가 바뀐 195명에게 처음 통보된 학교로도 갈 수 있도록 한 결과, 7개 학교에서 정원 미달 사태가 났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학부모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후순위 학교에 배정된 학생들을 구제하는 것은 법률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위법성 문제를 거론하면서 고교 신입생 배정 오류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시교육청은 결국 평준화 후기고 신입생 배정 확정 결과 발표를 1월 넷째 주 중으로 변경하고 예비소집일도 22일에서 무기한 연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고입 배정 관련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학생과 학부모님 그리고 학교 관계자 여러분들께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고교 신입생 배정 오류로 현장에서는 시교육청의 원칙 없는 졸속 행정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행정 미숙으로 결국 없어도 될 파문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학부모 김 모 씨는 “충분한 논의도 없이 후순위 절차를 진행하는 바람에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아니냐”며 “결국 입학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정작 어떤 고등학교를 가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아이들이 피해자가 되는 꼴”이라고 답답해했다. 교육시민단체인 세종참교육학부모회도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눈앞에 민원이 두려워 원칙을 무너뜨리는 대책, 학생 수가 줄어들어 내신 등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은 행정의 무능함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임기응변으로 덮어서는 안 되며 진정성을 갖고 교육주체들과 머리 맞대고 해결하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와 함께 참교육학부모회는 세종교육의 총체적 혼란을 야기한 담당자들의 경질을 요구했다. 이들은 “중등교육과장을 비롯한 정책국장을 경질하고 피해 당사자 학부모와 교육청 관계자, 교육시민단체가 함께하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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