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빙하기 알바 자리 곤궁
공공기관·근로장학생 경쟁률 급상승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습니다. 이번 학기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데 알바를 찾기가 취업만큼이나 어렵습니다.”

대학생들이 알바를 구하느라 발품을 파는데 여념없다. 아르바이트가 몰리는 방학 기간인데다 최저임금 인상이 맞물리며 웬만해선 고용주들이 알바를 찾지 않기 때문이다. 주휴수당 지급에 따라 일주일 근무시간을 14시간으로 맞추는 ‘쪼개기’ 알바가 등장하면서 손에 쥐는 돈은 등록금은커녕 용돈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일명 ‘꿀 알바’라 불리는 공공기관 알바와 근로장학생 경쟁률은 어느 때보다 치솟고 있다.

한남대 4학년에 재학중인 신익규(25) 씨는 벌써 몇 주째 알바를 구하고 있다. 졸업을 앞두고 2개월 치의 월세를 벌어야 하는데 알바 자리도 없을 뿐더러 단기 알바는 고용주가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 씨는 “알바 자리를 구하고 있는데 기간이 애매하고, 방학이 이미 한달 가량 지나면서 알바 구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고충을 말했다.

주말 알바를 구하고 있는 한 대학생은 “주중 알바를 구하는 것은 포기했다. 주중에는 취업 준비를 하고 주말에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는데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알바에게도 고용주에게도 모두 피해를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알바 자리가 점점 줄어들면서 그렇지 않아도 인기를 끌었던 근로장학생과 공공기관 알바의 경쟁률은 천정부지다. 선정되면 ‘능력자’라고 불릴 정도다. 특히 상대적으로 그 수가 많은 근로장학생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대학이 운영하는 만큼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비교적 쉬운 일을 맡으며, 일주일에 10시간인 만큼 학기 중에는 짬짬이, 방학 중에는 오후 6시 이후 다른 알바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다 보니 근로장학생 공고 전인 방학 전부터 문의가 빗발쳤다는 게 대학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역 A대학 관계자는 “다른 알바보다 비교적 쉬워 학생들이 꽤 선호한다. 방학 전 근로장학생을 뽑지 않느냐는 전화를 수십통은 받았다”고 귀띔했다.

공공기관에서 모집하는 알바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대전시가 지난달 지역 대학생들의 학비마련과 시정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알바 대학생을 공개 모집한 결과 50명 모집에 1625명이 지원해 32.5대 1의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 관계자는 “학생들이 알바를 구하기 힘든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최저임금보다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고 내부에서 근무한다는 장점 때문에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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