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원 충남경찰청 기획예산계 경감

가끔 TV프로그램을 보다보면 맛집, 달인이 소개된다. 거기에 의문을 표하는 시청자도 많지만 다양한 검증을 거쳐 결국 진실인 것으로 판명난다. 그렇다면 그 분들이 인정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게 문을 열기 전 새벽부터 길게 줄을 서서 그 맛을 보려는 이유는 바로 고객이 원하는 음식을 만들기 때문이다. 거리가 멀어도 오랜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고객만족이다. 같은 값에 같은 음식이라면 내 입맛에 맞는 식당을 찾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이같은 원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치안활동도 마찬가지다. 동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느끼는 감정에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치안, 안전에 대한 욕구는 사람이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항목이다. 또한 치안은 모든 국민에게 균등한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 공공재이자 국가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아울러 한 나라의 치안 수준은 그 나라의 경제와도 직결되는 핵심요소이다. 이렇듯 국민생활이나 경제, 국가 이미지와 직결되는 치안 문제를 논의하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자치경찰제도와 수사권조정 문제다.

서두에서 언급했듯 국민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는 정치권에서부터 결과를 정해놓지 말고 보다 다양한 메뉴를 내놓고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현장과 국민 의견을 먼저 들어보고 거기에 맞는 제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어떤 제도나 정책이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결과뿐만 아니라 절차적 정의까지 확보돼야 한다. 그러면 관련 기관별로 서비스 경쟁이 벌어지고 정책도 주민 입장에서 고민하게 되고 고객이 좋아하는 음식 메뉴도 개발하지 않겠는가? 그러다보면 서비스도 음식의 질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경찰이고 검찰이고 법원이고 마찬가지다. 오로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하면 원하는 것을 효율적으로 해결할지 고민해야 한다. 한 마디로 말해 국민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효자손이 돼야 한다.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따라, 기관은 그 기관의 득실에 따라 선택을 하고 주장을 하면 자충수가 될 것이다. 그들보다 우리 국민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사람이 먼저인 나라에서 현장과 국민 목소리를 두려워 하지 않는 조직이기주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조직에 더 큰 위기를 불러 올 뿐이다. 내 놓을 줄 모르고 가지려고만 하는 조직은 자신도 모르는 새 적폐가 될 것이다. 기해년 올 한 해도 누가 어떤 조직이 국민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일하는지 치열하게 경쟁하며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일만 남았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