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마구 늘려놓는 게 능사 아니다” 발언에 실망감 표출
예타면제사업 보령선 아닌 석문산단선도 아쉬움

나소열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는 22일 “내포신도시를 혁신도시로 지정해 달라는 충남의 요구에 대해 일부 이해가 부족한 분들이 있다”며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의견들이 여전한 만큼 지속적인 설득 작업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나 부지사는 이날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흘 전 홍성을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혁신도시 지정과 관련해 “마구 늘려놓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발언한 데 따른 입장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 총리를 사실상 ‘이해가 부족한 분들’로 규정하며 지역 현안에 대한 몰이해에 강한 실망감을 드러낸 것이다.

나 부지사는 “충남은 세종시와 인접해 있어서 여러 덕을 보고 있는데 왜 혁신도시까지 욕심을 내는 것이냐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하는데 이는 충남의 실제 상황을 몰라서 그런 것”이라며 “혁신도시에서는 공공기관 취업자 의무할당제를 실시하고 있고 최근엔 그 비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런 혜택을 혁신도시가 없는 충남만 보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는 2012년 세종시 분리 당시 9만 6000명의 인구가 한꺼번에 빠져 나가고 면적은 399.6㎢, 지역내총생산은 1조 7994억 원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한다.

나 부지사는 다만 “(혁신도시와 관련) 총리께서 단지 뜸들이는 말씀을 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큰 틀에서 보면 총리의 발언으로 내포신도시 혁신도시 지정에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 부지사는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대상사업으로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인입철도(석문산단선)를 검토 중인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앞서 양승조 지사는 지난 1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만나 충청산업문화철도(보령선) 사업을 직접 설명하며 예비 타당성조사 면제를 요청한 바 있다.

보령선은 보령, 부여, 청양, 공주, 세종을 연결하는 89.2㎞ 길이의 단선철도로 총사업비가 1조 8760억 원에 달하는 대통령 공약사업이다.

서해와 동해를 연결하는 동서철도망 완성으로 국토 균형발전과 중부권 개발을 촉진하고, 유네스코세계유산인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철도로 연결해 관광산업의 활력을 창출하며, 수도권-세종-백제문화권 연계로 지역균형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는 물론 철도가 지나는 5개 시·군이 조기착공에 공을 들여왔다.

도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 1순위로 보령선 건설을 밀어붙인 배경이다.

나 부지사는 “보령선이 건설되면 도내 낙후지역인 보령과 부여, 청양 등 남부권 발전을 도모할 수 있어서 예타면제를 추진했지만 기재부는 추가검토 사안으로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는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며 “보령선을 강하게 밀었는데 기재부 입장이 너무 확고해 아쉽다”고 말했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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