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확진자 늘어 불안감 증폭
지역 맘카페, 접종 문의 등 봇물
어린이집·유치원 등원 고민 하기도

때 아닌 홍역 창궐로 전국이 비상이다. 지난달 대구에서 발생한 홍역이 유행 조짐이 보이면서 대전·세종·충청지역의 학부모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전체 홍역 확진자 중 영유아 확진 비율이 절반에 가까워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22일 현재 홍역 확진자는 전국적으로 31명이다. 지난달 17일 대구에서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한 달 새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전과 세종·충남지역에서는 영유아 및 학생 확진자가 없는 상태다. 하지만 대구에 이어 서울과 경기, 광주 등에서 확산세를 보이고 있어 충청권도 안심 지역은 아니다.

홍역은 ‘홍역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유행성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낮다. 하지만 전염성이 매우 강해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경기 시흥지역에서는 생후 9개월된 영아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안산에서는 4세 이하 어린이 6명이 홍역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 이를 방증한다.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홍역은 1차 접종만 받은 2030세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는 ‘홍역 비상령’이 내려졌다. 영유아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등원시키지 않는 학부모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대구에서 첫 홍역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점차 전국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지역 중심 맘카페에서 그대로 표출되고 있다. 맘카페에는 접종 여부와 접종 시기, 가속접종 등에 대한 글들이 꾸준히 게재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요즘 아이들 홍역 예방접종 맞나요? 생후 120일 정도인데 맞아야 하나요?”라는 글을 올렸고, 또 다른 학부모는 “홍역이 비상이네요. 어릴 때 한 번 맞고 5살인데 지금 또 맞아야 하는지, 어른도 옮는다는데 저도 맞아야 하나요” 등을 묻기도 했다. 또 “홍역이 유행이라고 해서 걱정이다. 아직 아가라 접종도 못했다. 밖에 안 나가고 집에만 있으면 괜찮은지”라는 글도 올라왔다.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설 연휴에 귀성길에 올라야 하는지 등을 묻는 엄마들이 있을 정도로 초긴장 모드다.

대전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집에 기침하는 아이가 있느냐, 홍역 증상을 보이는 아이가 있느냐 등을 물으시는 엄마들이 확실히 많아졌다.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면 문제가 없다고 안심시키고 있고, 평소보다 아이들 손을 자주 씻기는 등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염성이 강한 홍역은 우리나라에서 지난 2006년 퇴치 선언을 하면서 사라진 감염병으로 여겨져 왔지만 이후에도 해외 감염자가 유입, 환자는 꾸준히 발생했다. 홍역은 초기에는 감기처럼 기침, 콧물, 결막염 증상을 보이고 이후에는 고열과 함께 얼굴을 시작으로 온몸에 발진이 일어난다. 기침 또는 재채기 등으로 호흡기 비말(침방울)과 공기로 전파되지만 MMR 백신을 접종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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