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발열성 질환인 홍역 환자가 대구에서 시작돼 경기도 안산에서도 발견되는 등 유행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에서는 환자가 신고되지는 않았지만 자치단체를 비롯 지역의료계가 긴장하고 있다. 관계 당국이 긴밀한 대처로 확산방지에 만전을 기해야겠지만 시민들의 철저한 위생준칙 준수도 중요하다.

2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첫 홍역 환자가 신고된 이후 집단발생 28명(2건), 산발사례 3명 등 총 31명의 홍역 확진자가 발생했다. 집단발생 환자는 대구와 경북 경산 17명, 경기 안산·시흥 11명으로 이 지역은 유행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밖에 서울과 경기, 전남에서 각각 1명씩 신고됐다.

다소 안심이 되는 것은 대구와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홍역 바이러스 유전형이 다르고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확산됐을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대구지역에서 발생한 홍역환자의 바이러스 유전형은 주로 필리핀 등 동남아에서 유행 중인 B3형이며 경기도는 이와 다른 D8형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충청권의 경우 아직 홍역 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전염성이 강한 특성을 가진 질환이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자칫 방심했다간 지난 번 메르스 사태처럼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홍역은 RNA바이러스 감염으로 발병하는 질환으로 주로 영유아와 노약자들이 많이 발병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면 연령 구분 없이 감염된다. 초기에 감기처럼 기침, 콧물, 결막염 증상 등이 나타나고 나중에 고열과 함께 얼굴을 시작으로 온몸에 발진이 일어난다.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 등에 의한 호흡기 비말(침방울)과 공기로 전명되는 등 전염성이 높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당국과 주민 등 민관의 협력체계가 긴요하다.

방역 당국은 환자가 발견되면 신속하게 격리 조치하고 선별진료소를 설치 운영하는 등 확산 차단에 주력해야 한다. 특히 홍역 발생할 경우 인근 민가의 예방접종 실태를 면밀하게 점검하는 등 방역취약 대상자들의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와 함께 예방법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건강은 남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 스스로 확산방지에 나서야 한다. 예방접종대상자는 즉시 접종을 하고 외출 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등 기침예절을 지키고,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각 관계당국에 신고하고 다른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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