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엄마의 추천으로 유럽을 가게 됐다. 처음 가기로 했을때는 걱정이 많았다. 제일 큰 것은 비슷한 나이대가 없을까봐 그랬고 또 하나는 언어 문제였다. 그리고 사전교육을 받으러 갔다. 교육시간이 길어서 지루할 줄 알았는데 김기옥 선생님이 재밌고 흥미있게 설명해주셔서 생각이 바뀌었다.
일단 출발 당일, 학원을 안 간다는 생각에 너무 좋았다. 그리고 21시간의 비행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다. 엄마는 처음에 로밍을 하거나 와이파이 도시락을 빌리라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늦은 관계로 못하게 됐다. 그 상태로 11시 35분 비행기를 올랐다. 어떤 나라의 시간을 기준으로 하는지 모르겠지만 잠시 후 기내식이 나온다는 안내방송이 들렸다. 메뉴로는 소고기 덮밥이랑 다른 게 나왔는데 밥을 먹을지를 놓고 고민했다.
11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잠깐 도하공항에 경유했다. 시간이 남아서 공항을 동생, 선생님과 구경했다. 공항에 동상도 있고 길기도 한 게 재밌어서 보고 또 보다가 다시 비행기로 7시간 40분을 날아서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도착 뒤 가이드 선생님을 만났는데 한국인이었다. 로마 수도교를 갔다. 오래 전에 시멘트도 없이 만들었을 거 생각하면 엄청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주변에서는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잘 나왔다. 이틀 후에는 스페인 광장을 갔다. 가이드 선생님은 한국에서 사진찍을 때 ‘김치’라고 하지만 현지에서는 다르다는 걸 설명해주셨다. ‘감자’였다. 스페인 발음으로는 ‘빠따따’라고 한단다. 그래서 그 이후로 사진 찍을때마다 ‘빠따따’라고 말하면서 재밌게 찍었다.
그 날 저녁,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크다는 대성당에 갔다. 운이 좋게도 문이 열려 있었다. 파티마 성당 문이 열려있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했다. 그래서 가이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다음날은 대서양이 시작되는 곳, 까보다호까에 갔다. 가이드 선생님께서는 다른 날과 달리 운이 좋아 바람이 안 분다고 하셨다. 이 곳은 1년 350일 비가 온다. 그래서 더 특별했다. 그리고 포르투갈로 이동했다. 거기서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었는데 그 근처에서 비둘기가 갈매기와 함께 날아들어서 호시탐탐 빼앗아 먹었다. 맛도 모르고 빨리 먹었는데 그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동생이 그 난리통에 휴대폰을 잃어버린 것도 화가 남지만 그 또한 여행의 묘미다.
모로코로 넘어가면서는 배를 탔다. 모로코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문제는 호텔에 와이파이가 안 된다는 것. 그렇게 와이파이없이 이틀을 보내고 배를 탔는데 그 때 너무 심하게 흔들려서 생전 처음 멀미를 겪었다. 파도가 쌔서 그런지 갈 때보다 올 때가 더 길었던 느낌이었다. 스페인으로 돌아오니 모든 게 좋다고 느껴지는 상황이 일어났다.
역시 아프리카는 좀 힘든거 같았다. 론다에서는 100m짜리 다리도 보고 투우 경기장도 관람했다. 그 다리 밑에 협곡의 경치는 좋기만한 게 아니라 신기했다. 그라나다에도 다녀왔다. 사진에서만 보던 곳을 직접 와보니 흥미로웠다. 마지막 일정으로는 가우디의 건축물을 봤다. 이렇게 유럽 여행이 끝나는 게 너무 아쉽고 ‘더 자세히 살펴볼 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