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에 생활비까지 마련 '이중고'
지원제도 연동되지 않고 조건 까다로워

취업준비생(취준생)은 1년 내내 취업 갈증에 시달린다. 특히 추운 겨울, 취준생들은 취업준비를 해야하는 것과 동시에 그 비용까지 마련해야 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정부가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신설했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반응이 영 시원찮다.

취준생들은 역대급 고용한파로 점점 더 좁아지는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 문제는 생활비와 더불어 취업준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취업포털 사이트인 잡코리아와 인쿠르트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취준생들은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에 월 평균 21만 원을 지출하고 있다.

이에따라 취준생들 사이에는‘무전무업(無錢無業), 즉 돈이 없으면 취업도 할 수 없다는 말이 오간다. 대전 A 대학에 재학 중인 김 모(23·여) 씨는 “한 가지만 준비해서는 취업할 수 없다. 기업들이 요구하는 자격조건이 조금씩 달라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준비해야 한다”며 “각종 자격증 응시료와 인·적성 서적, 인터넷 강의료까지 포함하면 한 달에 50만 원은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준비 기간동안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해서 부담을 덜기 위해 틈틈이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는데 알바와 시험 준비를 병행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고 힘겨워했다.

그럼에도 취준생들은 스펙쌓기를 포기할 수 없다. 대다수 기업들이 입사 서류에 어학점수와 자격증, 대외활동을 필수 요소로 꼽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 구 모(26·대전 궁동) 씨는 “자격증이나 TOEIC 점수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어서 해당 칸을 비워두면 남들보다 점수가 낮아 서류전형을 통과할 수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만료기간이 존재하는 어학점수는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시험을 봐야해 비용이 추가로 들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이유로 고용노동부는 취업성공패키지 등을 통해 청년들의 취업을 돕고 있다. 또한 청년구직활동지원금(최대 300만 원)도 추가로 마련했다. 하지만 청년들의 반응은 신통찮다. 정부의 제도들이 원만하게 연동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은 조건이 다른 제도에 비해 까다롭다 보니 지원신청이 쉽지 않다고 한다. 대전 탄방동에 거주하고 있는

취업준비생 한 모(30) 씨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이 있다 하길래 신청하러 갔다가 대학 졸업·중퇴 2년 이내이어야 하고 일정 소득수준에 해당돼야 해서 발길을 돌렸다”며 “해당된다 하더라도 신청 기간이 3월부터라서 겨울동안 지원받을 수 없어 돈을 아껴 써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송승기 기자 ss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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