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2년 반 만에 발표돼 문학적 업적 기려

 
 
 
 
 

 

 

시집(詩集)을 시집보낸다

딸 시집보낼 때는
섭섭함 반 시원함 반
반반이었는데
오늘은 좀 다르구나
마지막 시집이라는 생각에
왈칵 섭섭함이 달라붙는다

짧은 인생
길게 살았다
시가 한몫 거든 셈이다
이제는 서둘 필요가 없다

오늘 시를 묶어서 시집보낸다

-‘시집보낸다’ 전문

고(故) 임강빈 시인 시전집 및 유고시집 발간기념회가 지난 25일 대전 동구 정동 태화장에서 열렸다. 최 일 기자

 

지난 25일 대전 동구 정동 태화장에서 열린 고(故) 임강빈 시인 시전집 및 유고시집 발간기념회에서 고인의 부인인 이석회 여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 일 기자

 

故 임강빈 시인

지난 2016년 7월 타계한 충남 공주 출신 고(故) 우봉(又峰) 임강빈(任剛彬) 시인의 시전집(詩全集) 및 유고시집(遺稿詩集)이 그의 사후(死後) 2년 반 만에 출간됐다.

임강빈시전집간행위원회(최원규·안영진·김용재·나태주·리헌석·황희순 등 참여)는 지난 25일 대전 동구 정동 태화장에서 발간기념회를 갖고 고인을 추모하며 문인들의 사표(師表)였던 고인의 문학적 업적을 칭송했다.

리헌석 문학평론가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발간기념회는 최원규 간행위원장의 인사말, 안영진 문학평론가와 조남익·나태주 시인의 고인과의 추억담, 임원지 수녀와 이경숙 대전시낭송가협회장, 김성숙 시조시인, 임성균 소설가(고인의 장손)의 시낭송 등으로 이어졌다.

이날 선보인 ‘임강빈 시전집’(오늘의문학사)에는 ‘당신의 손’(1969), ‘등나무 아래에서’(1985), ‘버리는 날의 반복’(1993), ‘비오는 날의 향기’(2000), ‘이삭줍기’(2010) ‘바람, 만지작거리다’(2016)를 비롯해 고인이 남긴 총 13권의 시집의 시 전부와 미발표작들이 수록됐다. 부록으로 ‘박용래의 시와 삶’ 등 시인의 산문과 시인의 연보도 실려 고인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다.

유고시집 ‘나는 왜 눈물이 없을까’(오늘의문학사)에는 고인의 육필(肉筆) 원고와 함께 1997년부터 작고(作故)하기 직전까지 시인이 남긴 미발표작 100여 편이 담겼다. “내가 죽거든 발표 않고 버려둔 시를 유고시라고 내돌리면 절대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는 그의 유작(遺作)이 제자들의 손에 의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1931년 출생한 임강빈 시인은 1956년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래 순수한 서정을 작품에 담아낸 시단(詩壇)의 대표적 서정시인으로 꼽히며 충남도문화상, 요산문학상, 상화시인상, 대전시인협회상, 정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952년 공주사대를 졸업한 고인은 같은 해 청양중학교에서 처음으로 교편을 잡은 후 공주중·대전신흥중·공주영명중·추부중·충남중 교사, 충남교육연구원 연구사, 진잠중 교감, 대전시교육청 장학사, 대전용전중·대전도마중 교감, 가수원중 교장 등을 거쳐 1996년 대전용전중 교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44년간 교직에 몸을 담은 교육자이기도 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