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도박에 물들고 있다는 사실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갈수록 더 심화되고 있다면 큰 문제이다. 특히 충남·북 청소년 10명 중 한 명 정도가 도박 위험상태라고 한다. 청소년들의 도박은 2차 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2018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충남·북 청소년들의 도박 위험성은 다른 지역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 문제군과 위험군을 보면 전국 평균은 1.5%와 4.5%으로 집계됐는데 충남·북 청소년들은 이것보다 훨씬 높다.

충남의 경우 문제군이 3.1%, 위험군이 7.1%에 달하고 충북지역의 청소년들도 문제군 4.1%, 위험군 6.7%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3~5% 포인트 높은 것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그나마 대전(문제군 0.9%, 위험군 4.7%)과 세종(문제군 1.2%, 위험군 4.5%)은 전국 평균은 밑돌았다는 것이 다행이다.

청소년들의 도박에 대한 유혹은 갈수록 쉽게 노출되고 있다. 청소년들의 상당수가 돈내기를 하는 게임의 유혹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지난 3개월 기준 재학 중 청소년들의 돈내기 게임 경험률은 23%에 달한다. 이는 3년 전 조사에 비해 4.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더 심각해 최근 석달새 돈내기 게임을 한 청소년이 39.8%에 달했고 도박 문제군도 8.5%로 재학 청소년들보다 훨씬 높다.

더 큰 문제는 도박경험이 있는 청소년들 중 상당수가 성인이 된 후 사행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7%가 넘는 청소년들이 성인이 된 후에도 합법적인 사행활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만 봐도 청소년들의 도박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

청소년들은 아직 의식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아 호기심이나 유혹에 흔들리기 쉽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데 우리 사회 현실을 그렇지 못하니 문제다. 돈내기게임을 할 수 있는 PC방이나 오락실, 게임장 등이 주변에 즐비하고 청소년들의 출입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도박문제는 1차적인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문제 발생 시 사채 이용이나 범죄행위로 발전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극단적 선택 등의 위험성이 있는 만큼 사전 관리가 절실하다.

각 사행사업장에서 철저한 신분 확인으로 청소년들의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위반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등 법적 정비가 필요하다. 또한 학교나 지역사회가 합심해서 지속적인 예방교육과 계몽을 통해 청소년들을 도박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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