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 "'뺑반'서 조정석, 재밌는 캐릭터"

공효진/ 쇼박스 제공
공효진/ 쇼박스 제공

공효진(39)이 영화 '뺑반'의 엘리트 경찰 은시연으로 돌아왔다. 은시연은 내사과에서 한순간에 뺑소니 전담반으로 좌천된 인물. 대립하는 두 인물인 스피드광 범죄자와 차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순경 사이에서 중심을 잡으며 극에 현실감을 불어넣는다.

영화 개봉일이기도 한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공효진은 "은시연이 밋밋하지 않나 싶으면서도 영화 속에서 현실적인 부분을 담당할 인물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들었을 때의 고민을 털어놨다.

"경찰치고는 냉철하고 건조해서 눈에 확 들어오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테고요. 아니면 제가 연기하면 다 현실적인 캐릭터가 되나 싶기도 해요. '도어락'도 그렇고 최근 힘을 넣지 않은 연기를 하는 것 같아요."

그는 "드라마 '눈사람' 이후 16년 만에 다시 경찰 역할을 하게 됐다"며 "은시연이 영화에서 가장 카리스마가 넘쳤다. 특히 사고 현장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내리는 장면 등이 마음에 들었다"고 웃었다.

광기를 가진 악인 정재철(조정석 분)에 대해서는 "재밌는 역할"이라고 평가했다.

"정석 씨가 캐릭터에 대한 열의가 굉장했어요. 대사를 읽어봤더니 '이건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면 한 것처럼 보이고 안 하면 극적이지 않고…. 고난도죠. 막 이상한 짓 해도 되는 연기가 재밌긴 하잖아요? 정재철 역을 여자가 맡아도 흥미로울 것 같긴 하네요."

영화에서 부각되는 것은 서민재 순경(류준열)의 각성이지만, 은시연의 성장기도 그려진다.

"은시연은 나무보다는 숲을 보고 사람보다는 국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었는데, 뺑소니 전담반으로 좌천돼 오면서 나무와 사람의 존재를 깨닫게 되죠. 조금 더 인간적인 피가 흐르게 된달까요?"

카체이싱 장면이 눈을 사로잡는 이 영화에서 은시연의 운전 장면이 두드러지지 않는 데 대해 아쉬움도 표현했다.

"제가 운전할 때 거침이 없긴 하지만 속도 내는 건 별로 안 좋아하긴 해요. 레이싱카 '버스터'를 가지고 사람들을 헤치면서 나오는 장면은 제가 직접 운전한 건데 촬영팀이 대역을 쓸 것이라고 생각하고 선팅(틴팅)을 많이 했더라고요. 저만 잘 나오지 않아서 아깝긴 했어요."

조정석과는 드라마 '질투의 화신'(2016) 이후 재회했다. 공효진은 "저는 정석 씨한테 다 파악된 것 같은데 저는 아닌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질투의 화신'에서 호흡이 참 좋았죠. 둘 다 상상을 잘 하는 사람들이라 대본을 바탕으로 다른 상황을 만들어냈어요. 나중에 중년 로맨틱 코미디 같은 거 해보자고 했죠. 정석 씨가 나중에 감독도 한다고 주인공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정석 씨는 전엔 천사였는데 결혼하고 짓궂어졌어요."

공효진의 팬이라고 밝힌 류준열에 대해서는 "개그감이 넘치는 친구인데 아직은 착한 말만 한다. 그러나 곧 재밌는 매력이 보일 것 같다"며 "제 팬이었다는 말이 그렇게 신뢰가 가지는 않는다"고 웃었다.

공효진에게서는 연기 20년 차로서의 고민도 보였다.

그는 "그동안 사랑스럽고 따뜻한 '공블리'로 각인돼 있었는데 더 이전에는 거칠고 여성미가 없는 역할을 많이 했었다"며 "그랬기 때문에 대중에게 '공블리'가 더 반가웠던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항상 고민하죠. 끊임없이 변신하려고 노력하고요. 모든 배우가 아마 그럴 거예요. 그렇지만 필모그래피라는 게 제 계획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더라고요. '도어락' 다음에 바로 '뺑반'이 개봉할지는 몰랐는데, 관객들이 제가 나름 변신했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다음에는 재철이나 민재 같은 역할도 해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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