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용 절반 이상 노후화 , 신축엔 억 대 웃돈 붙어

#1. 지난해 8월 모든 대전시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갑천지구 친수구역 3블록의 아파트 청약엔 10만 명 이상이 몰리며 수백 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갑천이라는 수변을 갖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신축이라는 점에서 청약자가 대거 몰렸다.

#2. 갑천친수구역으로 촉발된 부동산열기는 계속 이어졌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1550만 원이었던 도룡포레미소지움은 고분양가 논란이 일긴했지만 분양이 시작되자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이 역시 신축이라는 호재가 작용했다.

대전에서 분양하는 단지마다 성공적인 성적표를 받는 중이다. 최근 대전에 적지 않은 호재가 작용한 것도 이유지만 신축이라는 호재가 더 크게 작용했다. 이면으론 대전에 노후화된 건축물이 많다는 뜻으로 이 때문에 웃돈이 크게 붙어 역기능까지 발생하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준공 후 30년 이상 된 건축물은 266만여 동으로 전체의 37.1%다. 수도권은 27.5%, 지방은 40.8%로 상대적으로 지방에 집중됐다. 시·도별로 보면 부산이 53.2%로 전국에서 노후화된 건물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전남이 47.6%로 뒤를 이었고 대전은 47.1%를 보였다. 주거용 건축물만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대전의 주거용 건축물은 9만 5124동으로 이 중 30년 이상 된 건 5만 2614동으로 55.3%나 된다. 즉 대전의 건축물, 특히 주거용은 둘 중 하나가 30년 이상으로 노후화됐다는 뜻이다.

노후화된 건축물, 특히 주거용이 전국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많으며 자연스럽게 주택 수요는 신축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갑천친수구역은 물론 ‘교수아파트’라 불리는 포레미소지움 등은 성공적으로 청약을 마쳤다. 일부 단지는 한 전용면적에서 미달이 발생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론 청약에 성공하며 미분양이 발생하지 않았다.

대전에서의 신축 부족이 성공적인 청약으로 이어지며 건설사 입장에선 순기능으로 작용하지만 적지 않은 웃돈이 붙는다는 점에서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서민에겐 역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다. 갑천친수구역은 물론 교수아파트는 억 단위의 웃돈이 형성됐고 시간이 흐를수록 웃돈은 더욱 크게 붙고 있다. 분양가에 웃돈까지 붙으며 사실상 내 집 마련은 점점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분양한 한 재건축 단지는 2억 5000만 원 이상의 웃돈이 붙어 전용면적 84㎡을 확보하려면 6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정부가 주택가격 안정화를 위해 추진하는 공급 확대가 대전에서도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신축 부족으로 대전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대박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건설사 입장에선 장점이지만 내 집 마련은 점점 힘들어진다”라며 “신축 호재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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