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파업으로 난방 중단 ··· 시설직 노동자들 "미안하고 죄송"

8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200여명이 시설관리직 노동자 전면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며 도서관 난방이 중단됐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학생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며 파업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조합원 200여 명은 오세정 총장 취임식이 열린 8일 오전 11시 30분께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 전면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지난해 정부 정규직 전환 지침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화됐지만, 대학은 여전히 2년 전 비정규직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파업 돌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노조는 "청소·경비 노동자는 현재까지도 최저임금 수준을 받고 있고, 복지수당 등 여러 고용조건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일반노동조합 기계·전기 분회 이성호 분회장은 "도서관 난방이 중단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학생들이 우리들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대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에서 23년째 청소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는 서울일반노동조합 최분조 부위원장 역시 "우린 서울대 학생들의 엄마이기도 하고 부모이기도 하다"며 "추운 날씨에 불편함을 참고 있는 서울대 학생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노조는 전날 파업에 들어간 기계·전기 분회를 시작으로 다음 주부터는 청소·경비 시설관리직 조합원 400여명이 추가 파업에 합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울일반노동조합 김형수 위원장은 "학교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주요시설은 현재까지 파업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만일 학교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더 큰 싸움으로 번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대학 측 제안에 따라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추가 교섭이 있을 예정이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서울대 기계·전기 분회 소속 조합원 140여명은 전날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날 낮 12시 30분께 대학 행정관과 도서관 등 3개 건물 기계실에 40여명씩 들어가 난방 장치를 끄고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파업으로 중앙도서관과 행정관 일부 등에 난방이 중단됐다. 다만 중앙난방 시스템이 아닌 개별난방으로 운영되는 난방 장치는 계속 가동되고 있다.
  중앙도서관 제3열람실 내부에는 입식 대형 온풍기 2개가 가동 중이며 열람실 내 온도는 24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날 페이스북에 공식 입장을 내고 "노조의 정당한 파업권을 존중한다"면서도 "학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파업 대상에서 도서관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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