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發 주택수요 전세 선호해 , 아이파크 분양도 매수심리 영향

지난달 세종의 매수심리가 또 ‘0’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달 연속이다.

행정안전부 이전으로 발생한 주택 수요가 비싼 매매보단 저렴한 전세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외부 요인으론 대전의 대장주 아파트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1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의 매수우위지수는 지난해 12월과 마찬가지로 0을 기록했다. 매수우위지수는 매수심리를 수치화한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주택을 사겠다는 매매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매수심리가 0인 것은 매매 수요가 당장, 혹은 단기간 내 주택을 사려는 마음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세종은 전국에서 서울을 제외한 지역 중 부동산시장이 가장 뜨거웠던 곳이지만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8월 80대를 찍은 후 계속 10대를 오간 뒤 12월엔 0을 보였고 올해도 매수심리가 바닥을 찍었다. 높은 매매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해 4분기 말부터 세종엔 행정안전부 이전으로 주택 수요가 대거 발생했는데 이들이 저렴한 전세를 선호한 탓이다. 실제 세종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억 2895만 4000원으로 서울(6억 4828만 6000원) 다음으로 비싼 반면 전세가는 1억 5275만 8000원으로 전국 특광역시 중 가장 낮다. 전세가율 역시 약 50%에 불과해 매수심리가 크게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대전의 부동산시장이 세종의 매수심리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있다. 전통적으로 대전과 세종은 주택 수요를 양분한다. 세종이 출범한 지난 2012년 이후 분양 시장이 크게 떠오르자 새 집에 대한 욕구가 높은 대전의 주택 수요가 세종으로 대거 이주했다. 이 때문에 대전의 인구는 꾸준히 세종으로 유입돼 150만 선이 무너졌다.

그러나 지난해 갑천지구 친수구역 3블록을 시작으로 대전의 부동산시장이 활발해지자 다시 주택 수요가 세종으로 넘어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 갑천친수구역이 분양한 지난해 8월 이후 대전의 매수심리는 꾸준히 50선을 유지한 반면 세종은 갈수록 떨어졌다. 여기에 대장주 아파트로 분류되는 도안 2차 아이파크(가칭)가 내달 분양을 앞뒀다. 세종보단 대전으로 매매 수요가 향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올 하반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전을 예정했으나 행안부 때와 같이 주택 수요가 매매보단 전세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기 대전엔 갑천지구 3블록과 아이파크의 전매가 동시에 풀리며 분양 수요마저 세종보단 대전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의 매수심리가 당분간 회복하기 어려운 이유다.

대전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대전과 세종은 주택 수요가 겹친다. 분양 시장이 집중되는 곳에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