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행복이 기초의회 존재 이유

서명석 대전 중구의회 의장

지난해 7월 출범한 이후 제8대 중구의회는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고 의회의 문턱을 낮춰 구민과 소통하는 민주적 의회를 만드는 데 주력해왔다. 주민 여러분의 어려운 점들을 수렴하고 검토해 집행부에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집행부의 행정에 잘못된 점은 없는지, 더 좋은 대안은 없는지 분석하고 견제함으로써 25만 구민 여러분의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겠다.

그동안 집행부와 의회를 막론하고 법에 근거하지 않고 타성에 젖어 관행대로 처리해온 일들이 많았다. 이런 악습을 없애야 중구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고 본다. 현안 과제는 산처럼 쌓여있는 데 반해 지자체는 이런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고 주민들의 요구에 응답할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제8대 중구의회는 잘못된 관행을 혁파하고 더 열심히 공부해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할 것이며, 저희 스스로도 오만해지지 않도록 채찍질하고 낮은 자세로 주민들과 소통하겠다.

저는 지난 7개월간 의원들의 화합에 노력해왔다. 의회가 바로 서야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으며, 이것이 바로 25만 구민의 행복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의원들이 분열해 서로 공격하는 추태로 저희를 믿고 뽑아주신 구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릴 순 없다.

입법부는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뿐 아니라 스스로도 일방적인 권력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특히 시당에서 기초의회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직을 쥐락펴락하는 행태는 지역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제 소신이다. 당보다 구민, 이념과 당략을 떠나 진정으로 지역 주민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제가 의장 선거에 나선 직후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를 ‘해당(害黨) 행위’로 규정, 당적에서 제명하는 강한 제재를 가했다. 하지만 저는 반복되는 중구의회의 비효율과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고 시당으로부터 자유로운 의회, 주민을 위해 오롯이 헌신하는 의회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기초의회 의장을 소속 의원들이 뽑지 않고 시당에서 좌지우지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물론 저를 믿고 중구의원 출마를 지지해준 당에 감사하는 마음은 아직도 변함없지만, 당에서 진심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바란다면 기초의회가 스스로 의장을 선출하고 활동하도록 응원해 주는 게 맞다고 본다.

경북 예천군의회 사건(해외연수 중 추태)을 보면서 대한민국 기초의회가 아직도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국민들은 기초의회에 선진국 의회 수준의 민주성과 청렴함을 바라고 있음에도 저희의 노력이 이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저 또한 기초의원으로서 이번 사태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으며, 혹여 중구의회에서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저부터 마음과 자세를 새롭게 다잡겠다.

구민들께서 믿고 지지해주신 덕분에 제8대 중구의회가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는 점을 잊지 않을 것이며 구민들께서 보내주시는 질타를 새겨듣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의장실을 구민의 사랑방처럼, 격의없이 왕래할 수 있는 자유로운 소통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고충과 고민을 상의하고 싶은 분들께선 언제든 의장실 문을 두드려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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