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때려요" 호소한 소녀, 1년여 뒤 끝내 숨진 채 발견 日 발칵

부친의 폭행으로 숨진 일본 10세 소녀 구리하라 미아

 

  9세 소녀가 부친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으나 1년 3개월 동안 무관심 속에 방치되다 끝내 부친 손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일본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지난달 24일 일본 지바현 노다시에서 초등학교 4학년 구리하라 미아(栗原心愛·10·여)가 자택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미아는 온몸이 물에 젖은 상태였고 목에는 양손으로 누른 흔적이 있었다. 부검 결과 폐에서 물이 검출됐다.
  경찰은 다음날 부친 구리하라 유이치로(栗原勇一郞·41)과 모친 나기사(31)를 상해 혐의로 체포했다. 부친은 사건 당일 오전 10시 미아의 머리채를 잡고 욕탕 안으로 끌고 들어가 엄동설한에 찬물을 온몸에 뿌리고 폭행하고 모친은 이를 말리지 않고 방조한 혐의다. 

  특히 부친의 휴대전화에는 미아가 폭행을 당하며 "아버지 죄송해요"하고 울고 있는 동영상이 촬영돼 있어 학대가 일상적으로 이뤄졌음을 짐작케했다.

  무엇보다 일본 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것은 미아가 이미 1년 3개월 전 자신이 상습적으로 폭행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렸음에도 이같은 비극을 막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 2017년 11월 미아가 다니던 학교에서 왕따 설문조사가 실시됐고, 당시 미아는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하고 있습니다. 한밤 중에 깨우거나 깨어있을 때 발로 차이거나 두들겨 맞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라고 도움을 청했다. 
  문제는 학교당국이 미아의 글을 부친에게 전달했다는 점이다. 미아의 글로 인해 아동학대 논란이 벌어지자 미아의 부친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며 학교 측에 고소 운운을 하며 항의했고, 학교 측은 자신들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미아의 글을 부친에게 보여준 것이다. 
  이로 인해 부친의 학대가 더 심해졌을 가능성이 있어, 결국 학교 측이 미아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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