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업체 대부분 일회용품 사용
정부, 상반기 대안 마련 고심

정부가 일회용품 줄이기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배달음식의 일회용품 사용 근절 필요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배달음식의 일회용품 사용 근절에 따른 ‘소비자 부담 가중’ 걱정도 함께 한다.

정부가 지난해 8월 커피전문 점 내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하면서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은 이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올 초부터 시작된 대형마트, 슈퍼마켓(165㎡ 이상), 제과점 등의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 제한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들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과 테이크아웃 수요가 날로 늘어나면서 이들이 사용하는 일회용품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탓이다.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배달 앱이 활성화되면서 음식배달서비스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3년 3347억 원에 불과했던 배달 앱 시장은 지난해 3조 원 규모로 늘었다. 배달 앱 이용자 수도 같은 기간 87만 명에서 2500만 명 수준까지 늘었다.

배달 시장이 커져갈수록 일회용품 사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배달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치킨이나 피자 등 주 요리 외에 별도의 추가 상품이 없는 제품도 단무지나 피클, 소스를 담는 용기, 수저와 젓가락 등의 일회용품을 사용한다.

반찬 가짓수가 많은 족발, 보쌈 등의 사정은 이보다 더하다. 메인 요리 외에도 쌈무와 쌈채소, 막국수와 국, 여러 가지 소스를 담을 용기까지 한 번 주문에 최소 10개 이상의 일회용품이 사용된다. 배달 앱을 통한 주문 건수가 하루 평균 100만 건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회용품 배출량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더욱이 배달시장에서 배달 앱이 차지하는 비중이 20~30% 수준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실제 일회용품 배출량은 상상 이상이다.

이에 정부는 배달음식점의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근절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우선 배달음식별 일회용품 사용 정도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근절 대책을 세우겠다는 거다. 그러나 배달음식의 일회용 사용 규제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전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정 모(39) 씨는 “배달음식 일회용품 사용 제한에 대한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그릇 수거 등의 비용이 배달요금에 포함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이미 인건비 인상 등에 따라 배달료 등이 추가됐는데 여기서 더 오른다면 배달음식을 주문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푸념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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