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의 충남농업기술원 기술정책과 소득경영팀장

요즘 농업인들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대부분 공통적으로 판매라고 대답한다. 20여 년 전에는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해서 도매시장에 가져가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지만 점차 늘어가는 수입 농산물과 소비자의 선호 농산물 변화 등에 따라 판매가격이 지속적으로 불안정해 가고 있다. 중소규모 농업인들은 이런 어려운 여건을 극복해 보려고 인터넷, SNS, 블로그 등을 활용한 소비자 마케팅을 통해 직거래 판매를 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며 농축산물의 온라인 거래규모도 2001년 1014억 원에서 2017년 2조 3161억 원으로 급증하였다.

농축산물의 온라인 거래 증가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 중에 농업인들의 인식변화와 스마트폰 활용 마케팅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농업인은 64만 9000명 정도로 전체농가의 61% 정도에 이르고 있으며 그중 24만 3000명(37.4%) 정도가 스마트폰을 농업관련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젊은 층뿐만 아니라 농업인에게도 스마트폰은 매우 중요한 영농기구로 인식되고 있다. 농작업의 편의성 확대와 정밀관리를 위해 설치한 스마트팜 시스템을 집이나 외부에서도 원격관리 할 수 있고, 농장의 경영기록과 블로그, 페이스북, 홈페이지 관리 등 SNS로 농산물의 소비자 홍보와 판매에도 사용하는 다재다능한 경영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노령인구가 많은 농업분야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농산물을 판매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충남지역에서는 기존의 농업인뿐만 아니라 귀농인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홍보하고 판매하는 농업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당진에서 풍란 농장을 운영하는 서 모 대표는 5년 전에 잘 키워놓은 풍란의 판매처가 없어 낮은 가격으로 서울의 도매시장에 전량 판매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후 페이스북, 블로그 등을 활용하여 소비자에게 홍보한 뒤부터는 소비자와의 직거래와 난화분 만들기 체험 등으로 판매 금액이 증가하여 스마트폰 마케팅의 효과를 직접 체감하였다.

충청남도농업기술원에서는 시군농업기술센터, 농촌진흥청 등과 협력하여 e-비즈니스 기초반, 중급반, 심화반 등 농업인의 수준에 맞춘 교육과 시군별로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농업인의 마케팅 역량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상품설명서 만들기, 농장홍보 동영상 만들기, 스토어팜 입점방법, 우수농장 벤치마킹 등의 내용으로 6~10회 정도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터넷 소비자 마케팅 성공사례, 최근 마케팅 경향 등 농업인들의 정보교류를 위해 매년 정보화 농업인 전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제는 농산물을 잘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농업인들이 직접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인터넷 마케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소득이 달라지고 삶의 질을 좌우할 것이며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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