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한 20대, 모니터링 대상 50명
방학 끝나기 전 귀국자 늘어 확산 가능성↑
보건당국, 여행객 출국 전 접종 당부

대전에서도 홍역 확진환자가 나온 가운데 11일 대전 서구 을지대병원 출입문에 홍역환자 선별진료소 운영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대전에서도 홍역이 발생했다. 확진자는 유럽여행 후 귀국한 20대로, 방학시즌인 만큼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는 물론이고 감염에 취약한 영유아 부모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관련기사 6면

대전시는 지난달 14일 출국해 유럽여행을 한 후 23일 귀국한 20대 남성이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환자는 기침과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자 서구의 한 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증세가 호전되지 않았고 발진 증상이 추가로 나타나자 대전보훈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결국 지난 8일 대전보건환경연구원의 유전자 검사결과 홍역 양성으로 판정됐다.

시는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 50명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확진 남성을 자택 격리하는 등 홍역 전파 차단 조치에 돌입했다. 의심환자가 발견될 경우 권역별로 지정한 선별진료 의료기관 7개 병원에 안내하는 등 확산방지에 대비하고 있다. 지역 내 홍역 선별의료기관으로는 보건소와 충남대병원을 비롯해 대전한국병원, 대전성모병원, 건양대병원, 을지대병원, 유성선병원, 대전보훈병원 등 7개 병원이다.

홍역은 예방접종으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만큼 생후 12∼15개월 때 1회와 만 4∼6세 때 2회에 걸쳐 반드시 예방백신(MMR)을 접종해야 한다. 최근 전국에 유행하고 있는 홍역환자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20∼30대 성인이 많은데 과거 1983년부터 1996년까지는 1회만 예방접종을 할 때이므로 방어 항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생들이 유럽 등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시기이고, 설 명절이 끝난 후 해외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온 여행객이 늘면서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대학생들은 물론이고 대학생, 영유아 부모들의 걱정도 늘고 있다.

대학생 자녀를 둔 권순희(59) 씨는 “요즘 들어 아들이 방학을 맞아 유럽 등지로 배낭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친구들을 만나러 종종 나가곤 하는데 유럽여행을 다녀온 학생이 홍역에 걸렸다고 해서 불안하다”며 “친구를 만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괜한 걱정인 것 같아 아들에게는 말도 꺼내진 못했지만 홍역이 유행이라니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확산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설 연휴에 확진자가 없어 한숨을 돌렸던 영유아 부모들은 예방접종을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박관식(36) 씨는 “첫째 예방접종 기간에 아이 엄마는 예방접종을 했는데 둘째와 저는 예방접종을 안 했다”며 “기관을 알아봐서 서둘러 예방접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홍역 유행국가인 유럽, 동남아, 중국 등으로 여행을 계획할 경우에는 홍역 예방백신을 2회 모두 접종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접종여부가 불확실한 경우에는 출국 4∼6주전 2회 접종(최소 4주 간격)을 완료해야 하며, 생후 6∼11개월 영아라도 1회 접종이 필요하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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