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매년 편의점 점포수 10% 이상 늘어
150m 이내 경쟁 구조로 삶 팍팍…대전 68곳·충남 64곳

 
대기업 편의점 3개사 공정위 등록 정보공개서 매출분석. 가맹점주협의회 제공

 

#. 대전 중구 옥계동의 한 편의점 가맹점주인 박 모(35) 씨는 하루 중 절반 이상을 가게에서 보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와 함께 한 골목을 두고 위치한 주변 편의점과의 경쟁으로 인해 수익을 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박 씨는 “매년 그래왔듯이 지난 명절 중 설 당일을 제외한 모든 날에 출근했다”며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 이상 점주가 출근을 하지 않고선 적자를 면할 수 없는 구조”라고 탄식했다.

편의점 가맹점주의 위기 상황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 최근 편의점 실질매출 추이는 과도한 위약금 등으로 4명의 점주가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2013년 당시와 오버랩된다. 이는 2008~2012년 편의점 점포수가 매년 증가하며 본사의 실질매출은 증가하는 반면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점주들의 실질매출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한국편의점산업협회의 2017년 편의점 업계 주요 지표에 따르면 2016년 3만 2611곳이었던 전국 프랜차이즈편의점 점포수는 2017년 3만 6824곳으로 4213곳(12.9%) 늘었다. 매출액 또한 20조 3241억 원에서 22조 2826억 원으로 1조 9585억 원(9.6%)으로 늘었다. 2015년부터 약 5년간 전국 프랜차이즈편의점 점포수는 약 10% 가량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편의점 포화 상태는 곧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진다. 행정안전부가 제공하는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 31일 기준 전국 4만여 개 편의점 가운데 150m 이내 경쟁 편의점을 두고 있는 점포수는 2373곳이다.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이 678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대전 68곳(전국 8위), 세종 16곳(전국 17위), 충남 64곳(전국 9위), 충북 64곳(전국 10위)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편의점주들의 비극적인 사망 이후 마련된 상생협약과 가맹사업법 개정 등으로 다소 출점이 제한되면서 점주와 본사의 실질매출 증가율이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으나 2014년 말 공정거래위원회의 거리제한 폐지 이후 과다출점이 재개되면서 점주 매출 증가율은 다시 하락했다”면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가맹점주의 교섭력 강화를 위한 가맹사업법 개정 등의 민생법안 처리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가맹점주협의회는 11일 국회에서 ‘CU편의점 저매출 점포 피해사례 보고 및 진정한 상생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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