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공주, 국왕에 불만 토로한 뒤 11개월째 행방 묘연

영국 인권단체 ‘디테인드 인 두바이’가 공개한 셰이카 라티파 두바이 공주의 동영상. 그는 이 동영상에서 두바이 탈출 계획을 밝혔다. [AP=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연방국가인 두바이의 공주 셰이카 라티파(34)가 부친이자 국왕인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의 폭압을 폭로하며 국경을 탈출하려다 붙잡힌 뒤 11개월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라티파 공주는 지난해 3월 요트를 타고 두바이를 탈출, 인도로 향하다 인도 해양경비대에 붙잡힌 뒤 다시 두바이로 송환됐다. 이후 공주는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소셜미디어도 모두 차단된 상태다.

  남부럽지 않게 호화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라티파 공주가 자신의 국가에서 탈출하려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튜브에 남겨진 한 편의 영상에서 그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지난해 두바이 탈출 직전 올린 것으로 알려진 39분 길이의 영상에서 공주는 부친의 강압에 의해 숨막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녀는 영상에서 아버지에 의해 이동한 시간, 장소, 먹는 것까지 일일이 기록되어 보고되는 삶을 살았다고 밝혔다. 이어 의과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중학교 이상의 교육은 받지 못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심지어 공주는 "부친이 대드는 아내와 삼촌을 사람을 시켜 죽였다"고 폭로한 뒤 "아버지는 명성을 위해선 무엇이든 하는 사람"이라며 두려움을 감추지 못 했다.
  이어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 햄버거 패티를 구우면서 살아도 좋겠다"며 자유를 갈망하는 심정을 드러냈다.

  이랬던 공주가 11개월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국제 인권문제로 비화할 조짐이다.
  공주의 신변을 확인해달라는 국제인권단체의 압박이 심해지자 두바이 당국은 지난해 연말 성명을 내고 "(해당 사건은) 1억달러(약 1120억원)를 요구한 범죄자들에 의한 납치 사건이었다"고 주장하고 공주의 33세 생일 파티에 메리 로빈슨 전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이 참석한 사진 3장을 공개하며 공주가 "안전하고 평화롭게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즈는 10일 관련 보도에서 사진 속 공주의 눈동자가 흐리다며 "공주가 약이나 감금으로 인한 심리적 문제를 겪고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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