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광주 왜 갔나 ··· '봉변 자처' 음모론까지 거론

지만원 씨를 초청한 '5·18 공청회'를 공동 개최해 '망언'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12일 오전 광주 북구 자유한국당 광주시·전남도당사를 당권 주자 자격으로 방문했다가 5·18 단체 회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폄하 발언으로 반감이 고조된 가운데 김진태 의원이 그 진원지인 광주를 방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이번 광주 방문을 '광주에서 봉변을 당함으로 당대표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2.27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 의원은 12일 광주 북구 중흥동 한국당 광주·전남 시·도당사에서 진행하려 했던 지역당원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 

  그러나 이날 행사는 5·18 유공자 등의 강렬한 항의로 10분 만에 마무리됐다. 
  김 의원은 정문 쪽에 집결한 시위대를 피해 뒷문으로 행사장에 입장했다. 
  당사 안으로 진입한 일부 시위대는 현장에 있던 쓰레기봉투를 내던지면서 "김진태는 물러가라"고 항의 함성을 외치며 항의를 이어갔다.
  짧은 간담회를 마친 김 의원이 수행원과 경찰의 경호 속에 들어온 문으로 나오자 대기하던 5·18 유공자 등이 몰려들어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차에 타려던 김 의원에게 일부 시민이 달려들다가 수행원이 제지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당사 밖으로 나와 승용차까지 약 30m를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5·18 유공자 등의 항의는 이어졌다.
  경찰과 기자들까지 몰리자 김 의원 지지자 일부가 방송영상기자의 팔을 낚아채는 등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졌다.
  시위대 1명이 차량에 오르려는 김 의원 지척까지 다가가 수행원과 승강이를 벌였으나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당사 주변 골목에 정차돼있던 검은색 벤츠 승용차를 타고 떠났고, 시위대와 김 의원의 지지자는 현장에 남아 한동안 옥신각신했다.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격앙된 분위기가 이어져 자칫 아찔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이 굳이 광주행을 선택한 것은 현명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흥분해 있는 시위대를 자극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당원과 취재진에게 광주 방문은 경선 일정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못 올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당 대표 선거에 나선 김 의원이 과거 '박근혜 피습사건'의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지난 2005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원유세에 나선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괴한에 의해 커터칼에 피습 당하면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에 유례없는 압도적 패배를 선사한 것처럼, 김 의원이 전대를 앞두고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만들기 위해 시위대와의 충돌을 자처했다는 주장이다.

  한편, 김 의원은 논란이 된 이른바 '5·18 망언 공청회'에 대해 자신은 참석한 것이 아니어서 관련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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