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장관, 수영유망주 백혈병 걸렸다는데 '올림픽 성적' 타령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수영선수인 이케에 리카코가 지난해 8월 2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18회 아시안게임 여자 50m 자유형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의 올림픽 담당 장관이 수영 유망주의 백혈병 투병 소식에 올림픽 성적 운운하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

  13일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사쿠라다 요시타카 올림픽 담당상은 수용선수 이케에 리카코(19)가 백혈병 진단을 받은 것과 관련, "금메달 후보로 일본이 정말 기대하던 선수였는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선수가 잘 하면 모두 영향을 받아 전체가 달아오른다"며 "(리카코의 낙마로) 그런 달아오르는 것이 약간 약해질 것 같아 걱정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일본 SNS가 발칵 뒤집혔다. 사람 목숨이 달려 있는데 걱정해주지는 못할망정 올림픽 성적 운운이나 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이케에 선수의 몸을 걱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병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실망'이라는 말을 잘도 한다", "인격이 의심스럽다", "이제 사임했으면 좋겠다" 등의 비판 글이 잇따랐다.

  사쿠라다 담당상은 결국 13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갑작스러운 이야기에 충격을 받아 솔직하게 유감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발언 중에 '실망하고 있다' 등의 부분에 대해선 배려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철회한다고 밝혔지만 야당의 사임 요구에 대해선 거부했다.
  그는 "직무를 전력으로 다할 생각"이라며 "지금까지의 것도 만회할 수 있도록 열심히 직무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신조 총리도 사쿠라다 담당상에 대해 "이번 일을 제대로 반성하면서 직무를 다하기를 바란다"고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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