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 군입대·졸업 등 대거 이탈
“추진계획 보완해 반드시 건립한다”

국립대 최초로 추진됐던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녀상 건립을 주도했던 평화의소녀상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임원들이 군 입대 및 졸업 등을 이유로 대거 이탈하면서 추진동력을 잠시 상실했기 때문이다.

충남대 소녀상 건립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8월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학내 평화의소녀상 설립 추진위원을 모집했고,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찬반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이후 ‘사단법인 충남대 평화의소녀상추진위원회’ 운영 및 명칭 사용을 승인받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같은 해 10월부터 12월까지 온·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소녀상 건립에 필요한 비용 2500여만 원을 모금했다.

딱 거기까지였다. 순탄하게 흘러가던 건립 사업은 지난해 4월부터 틀어지기 시작했다. 추진위는 당시 충남대민주동문회,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총동창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추진위는 교내에 들어설 소녀상의 명칭과 디자인 등을 공개했다. 교내 설치를 전제로 한 설명회였지만 관계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소녀상 명칭과 디자인 등에서의 이견과 교내 설립 반대까지 의견은 분분했다. 이 같은 이견이 지속되자 추진위는 동력을 상실했고, 추진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임원들이 졸업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는 남아 있는 추진위 임원들과 새로 선출된 총학생회장단이 건립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새 총학생회장 공약에 소녀상 건립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부터 추진위는 매주 총학생회장단과의 회의를 통해 추진계획을 재작성하고 있고, 내달 중 뜻을 함께할 추진위 임원들을 모집할 예정이다.

추진위는 교내 건립을 전제로 충남대 만의 특징을 살린 소녀상 제작을 위해 작가를 섭외했고, 계약도 마친 상태다. 소녀상이 빛을 보려면 각종 의견 차이를 좁히고 설립 부지 선정과 디자인 작업 등이 우선돼야 한다. 임재완 위원장은 연내 소녀상을 세울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앞서 의견 차이로 진행이 부진해진 이후 자세한 상황을 학우들과 성금을 모금해 주신 분들께 전해 드리지 못하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데 책임을 느꼈다”며 “모금액 사용 내역 등은 대학 페이스북에 카드뉴스로 게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3월부터는 총학생회장단과 본격적으로 소녀상 건립을 위해 뛰겠다”며 “새로운 추진계획을 만들고 새로운 임원들이 모집되면 추진위가 다시 힘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졸업을 미루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교내에 소녀상을 세우겠다”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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