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출범한 제8대 대전시의회의 6개월 동안의 의정활동에 대한 시민단체의 모니터링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종합적인 평가 결과여서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과거보다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는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반면 많은 의원들이 여전히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제8대 의회가 개원하면서 22명 중 12명이 조례를 대표 발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두 명의 의원이 2건을 발의했고 10명이 한 건씩을 발의했으니 그 나머지 10명은 한 건의 조례도 발의하지 않은 셈이다. 물론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크게 나무랄 일은 아닌 듯싶지만 더 노력해야 함을 보여준 것이다.

주민 간담회나 토론회, 공청회, 설문조사 등 의원들의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활동은 총 26건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한 의원이 9회 개최했고 두 명의 의원이 각각 4회와 3회 개최했다. 이밖에 9명의 의원이 1회씩 개최했으나 나머지 10명의 의원은 주민의 의견수렴을 위해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지 않은 의원들이 주민과의 소통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제8대 의회가 출범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전체 22명의 의원 중 단 한 명을 제외한 21명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인 집행부의 잘못된 행태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데 소홀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번 모니터링 결과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주지 못 했다. 의원들의 질의는 원론적이거나 확인하는 수준이 많았고 개선과 대안요구보다는 당부로 마무리 짓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자신의 지역구 문제나 특정 이해관계자의 민원성 질의는 여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의원들의 이런 질의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집행부의 태도가 큰 문제로 부각됐다. 시는 물론 교육청까지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답변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했다는 것이다.

이번 모니터링 결과는 대전시의회가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개선해야 할 과제를 던져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18년 가장 훌륭한 의원으로 꼽힌 정기현 의원 등 몇몇 의원들은 의정활동이 돋보인 반면 나머지 의원들은 뒤떨어진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특히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의회 본연의 역할에 소홀했다는 평가는 대전시의회가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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