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줄어···졸업 성수기 무색 , 배달료·포장지 값도 인상 , 관리 등 이래저래 난감

졸업식 꽃다발 매출이 뚝 떨어졌다. 현장에선 여름 비수기를 덧댄다.

이름만 성수기인 올 겨울 졸업시즌 역시 꽃 가격이 평소보다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꽃 관리가 애매한 1·2월 졸업식과 맞물려 배달료와 포장지 값까지 함께 인상되면서 상인들은 이래저래 울상이다.

매년 졸업시즌이면 꽃집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며 매출을 올리던 꽃다발이 이젠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겨울 성수기를 맞아 수요가 증가한 만큼 꽃 가격이 인상된 것인데 졸업 특수가 오간데 없이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다.

대전 동구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윤 모(56·여) 씨는 “꽃마다 가격은 다르지만 보통 겨울철에는 전반적으로 값이 많이 오른다. 포장 등 여러 가지를 맞추면 한 다발에 3~5만 원 정도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유독 손님이 줄었다”며 “배달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홍보를 하고 주문을 받아도 확실히 수요가 줄긴 했다”고 말했다.

졸업시즌 단체 주문도 상인들에게는 나름의 걱정거리다. 상승한 꽃 가격의 원가에 맞춰 꽃다발을 준비한다고 해도 포장비용과 배달료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서구 둔산동에서 9년째 꽃집을 운영하는 최정욱(57·여) 씨는 “꽃다발의 가격은 보통 1만 5000원부터지만 어떤 꽃들로 만드는 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며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풍성한 꽃다발을 원하다보니 나름 구색을 갖춰 맞춰주려고 해도 배달료와 포장가격까지 포함하면 남는 게 별로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오랜 시간 꽃을 판매해왔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유독 매출이 줄어 장사가 힘들다. 장사가 안 되서 문을 닫는 가게도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14일 찾은 서구의 꽃 도매시장에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기는 했지만 값을 듣고 발걸음을 돌리거나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졸업시즌 변화도 꽃 판매상들을 난감하게 만든다. 기존 2월에 몰려있던 졸업식이 1월에도 진행되면서 꽃을 관리하고 판매할 꽃을 구매할 때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서구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김 모(49·여) 씨는 “한 달 터울로 졸업식 격차가 벌어지다보니 꽃을 들여올 때 얼마만큼 구매해야 할지 쉽게 가늠할 수 없다”며 “가뜩이나 비싼 꽃이 한겨울 졸업과 맞물려 더 가격이 올랐다. 그만큼 싱싱할 때 많이 판매해야 하는데 제때 팔지 못하면 꽃이 시들어 사용할 수 없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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