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권주자 3인방 치열한 신경전
대전서 첫 합동연설회, 주도권 경쟁

자유한국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진태(왼쪽부터), 오세훈, 황교안 후보가 1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들의 연설을 경청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에 나선 당권주자 3인방이 ‘다함께 미래로’라는 슬로건 아래 대전에서 첫 합동연설회를 갖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황교안(62) 전 국무총리, 오세훈(58) 전 서울시장, 김진태(55) 의원(재선) 등 한국당 대표 후보 3인방은 1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저마다 문재인정부에 맞서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할 적임자는 바로 자신임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흰 셔츠에 빨간 목도리를 두른 황교안 후보는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가시밭길을 지난 한국당은 통합의 울타리를 넓히고 혁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황 후보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면서 전대를 희망의 축제로 만들고, 새 정치의 길을 열어가겠다”라고 다짐하고, “문재인정부의 폭정으로 국민의 삶이 도탄에 빠졌고,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까지 흔들고 있다. 또 안보를 무장해제시키고 있다.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나.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해내겠다. 당의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자유우파 대통합에 이 한 몸을 바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푸른 셔츠에 빨간 넥타이를 맨 오세훈 후보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우리 당은 궤멸적 패배를 당했다. 내년 총선에선 반드시 이겨야 더불어민주당의 20년 장기집권을 막아낼 수 있다”라며 “저 오세훈만이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분을 용도폐기하자는 게 아니다. 저도 그분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내년 선거에도 박근혜가 화두에 있다면 우리는 또다시 필패다. 박근혜를 생각나게 하는 두 후보로는 총선 필패다. 또다시 ‘박근혜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러선 안 된다”라며 친박계인 황교안·김진태 후보를 견제하고, 비박계 색깔을 분명히 했다.

갈색 카우보이 모자로 눈길을 끈 김진태 후보는 “제가 당 대표가 돼야 한국당은 확실한 우파 정당이 될 것”이라며 “애국세력과 함께하며 보수우파의 진정한 통합을 이뤄내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이종명 의원과 함께 ‘5·18 모독’ 공청회를 개최한 이유로 당 윤리위에 회부됐다가 이날 ‘징계 유예’ 결정을 받아 전대를 완주할 수 있게 된 김 후보는 “징계가 전당대회 마지막 날까지 보류됐다. 제가 당 대표가 되지 않으면 이 당에서 쫓겨난다. 괜찮겠느냐. 한국당에 행동하는 우파, 보수의 아이콘 김진태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래야 문재인 정권과 맞서 싸울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날 황 후보는 ‘다시 함께 대한민국’, 오 후보는 ‘총선 승리, 정권 탈환 오세훈만이 할 수 있습니다’, 김 후보는 ‘행동하는 우파, 의리의 김진태’라는 문구를 새긴 현수막을 내걸어 차별화를 꾀했다.

조경태(4선)·김광림(3선)·윤영석(재선)·윤재옥(〃)·김순례(초선·여성) 의원, 김정희 한국무궁화회 총재(여성), 정미경 전 의원(〃), 조대원 경기 고양정 당협위원장 등 8명의 최고위원 후보, 신보라(초선) 의원과 김준교 전 국회의원 후보, 이근열 전 군산시장 후보, 박진호 경기 김포갑 당협위원장 등 4명의 청년최고위원 후보들도 2000여 명의 당원들 앞에서 당 지도부 입성을 위한 정견을 발표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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