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대전 유성 외삼동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사고로 젊은 근로자들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또 발생했다. 이 공장은 지난해 5월 폭발사고로 9명의 청년 근로자들이 사상을 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던 곳이다. 당시 한화와 당국은 재발방지를 위해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불과 9개월 만에 비슷한 폭발사고가 터진 것이다. 뭔가 근본적인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폭발사고는 이날 오전 8시 42분 경 한화 대전공장 70동 추진체 이형공실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산 뒤로 옮겨붙은 불은 40여 분 만에 진화됐지만 20대 근로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 현장은 처참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폭발의 규모가 매우 커 건물이 전소됐으며 지붕이 날아가고 외벽이 파손되는 등 충격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폭발로 인해 피어오른 연기가 먼 지역에서도 목격되기도 했다.

이 공장은 지난해 5월 폭발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당한 바 있다. 당시 폭발사고는 근로자들이 로켓추진 용기에 고체연료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나무 막대기 등으로 밸브를 치면서 생긴 충격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사고가 발생하자 인근 주민들을 비롯한 대전시민들은 조속한 진상규명과 안전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화 대전공장은 사과하고 안전조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 참사를 계기로 안전보건조치를 보완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9개월 만에 비슷한 폭발사고로 아까운 젊은 근로자들이 목숨을 잃어야 했다. 겉으로만 안전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을 뿐 실제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을 반증해주고 있다.

더구나 이번 폭발사고의 원인도 지난번 사고 때와 같이 로켓 추진체 연료와 관련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정확한 사고 원인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조사를 해봐야 밝혀지겠지만 비슷한 원인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한화 측과 당국이 다짐했던 안전대책이 허술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반복되는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로 인해 대전시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 공장 인근에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위치해 있어 공장을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안시설이라는 이유로 대전시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한화 대전공장은 이번에도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좀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또한 중앙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안전대책 마련을 서둘러 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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