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유족 "진상 규명해 달라" 국민청원

대전지방경찰청 직원들이 15일 폭발사고가 난 한화 대전공장에서 가져온 압수품을 들고 경찰청사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약과 폭약 등을 취급하는 한화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20∼30대 청년 3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은 사건과 관련해 피해 유족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 글을 올렸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9개월 만에 두 번의 폭발, 근로자 8명 사망 한화 대전공장 폭발 사건-한 가정의 소중한 가장이자 아들을 빼앗아 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폭발사고의 유가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작년 폭발사고에 이어 1년도 안 돼 또 폭발사고가 일어나 모두 8명이 숨졌다"며 "첫 폭발사고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둘러대고 있는데, 두 번째 폭발사고는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숨진 이들은 20대 초반, 30대 초반으로 군대를 전역하고 부모에게 효도하겠다며 사회에 뛰어든 어린 아들과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아이들의 아버지"라며 "한 가정의 소장한 가장이자 귀한 아들로 유족들은 한 사람을 잃은 게 아니라 모든 것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또 "방위산업체 특성상 고위험도 업무라면 안전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방화복은 물론 인력 대신 자동화 기계나 로봇을 쓰는 등 인명 피해에 대비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1년도 안 돼 두 번의 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8명을 죽게 한 한화는 할 말이 없다"며 "첫 번째는 알 수 없는 폭발이라는데, 두 번째는 뭐라고 설명할 거냐. 대기업에서 이렇게 안전대책에 소홀히 해도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더불어 "한두명도 아니고, 8명이다. 8명이 아니라 8개의 세상을 앗아갔다"며 "가족이 다시 살아 돌아올 수만 있다면 전 세계를 돌아서라도, 내 몸이 부서져도 일터에서 희생한 가족을 살려내고 싶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청원인은 "한화 측은 첫 번째 사고와 두 번째 사고에 대한 안전대책과 밝히지 못한 진상규명을 확실히 해 달라"며 "우리 가족이 왜 일터에 나가 돌아오지 못한 채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와야 했는지 진상규명을 부탁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날 게시된 이 청원에는 오후 8시 30분 현재 546명이 참여·동의했다.

  한화 대전공장에서는 지난해 5월 폭발사고로 5명이 숨진 데 이어 14일에도 폭발과 함께 불이 나 공장 안에 있던 근로자 3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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