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는 보 때문 아닌 인 같은 축산폐기물서 발생”
‘공주보철거반대추진위’ 등 집단반발·정치쟁점화

공주보 해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농민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가세해 '공주보 철거 반대 추진위'를 구성하고 범시민 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등 집단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진석 국회의원이 도심 곳곳에 보 해체에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이건용 기자

공주보 수문 완전 개방 이후 8.8m였던 수위가 4.3m까지 내려가면서 보 인근 농민들이 지하수 고갈 등 물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보 해체설까지 나돌자 농민들이 강력 반발하는 모양새다.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금강과 영산강의 5개 보 중 3개는 해체해야 한다는 결론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농민들의 공주보에 대한 위기감이 급속도로 확산, 이·통 단위 383개 마을이 일제히 서명운동에 돌입했다.<본보 2019년 2월 13일자 15면 보도- “공주보 철거반대”… 범시민 서명운동 돌입>

◆ 철거 반대 383개 마을 서명운동 돌입

농민들은 물론 이통장협의회와 각계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공주보 철거 반대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범시민 반대 서명운동을 펼치는 한편, 대규모 집회 등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역 정치권도 발끈하고 나섰다. 공주, 부여, 청양을 지역구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위원회의 조사를 ‘밀실조사’로 규정하고 “보 철거는 ‘적폐청산’이라는 과거 부정의 광기일 뿐”이라며 지역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진석 의원은 SNS의 ‘지역 주민과 농민을 배제한 환경부 4대강 조사 평가 중단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보 개방으로 강물이 줄고 덩달아 지하수 수면이 낮아지면서 대파, 취나물, 딸기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의 흙이 푸석푸석하다. 더 깊이 땅을 파지만, 물을 찾기가 점점 더 어렵다”면서 “도수로를 통해 보령댐에 식수를, 예당저수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해 온 금강의 물이 하루가 다르게 사라지고 있다. 보령댐은 겨울 가뭄으로 벌써 바닥이 드러났다. 충남도민들의 가슴은 지금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환경부가 오는 20일 4대강 보 파괴를 결정한다고 한다. 금강 수계의 보들이 철거되면 그 피해는 심각하다. 그래서 공주지역의 모든 농민과 사회단체들이 보 철거 반대에 나서고 있다. 금강의 물은 이들에겐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이들의 참여가 배제된 ‘보 해체’ 논의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물은 생명이다. 그 귀한 물을 조금이라도 더 가둬놓고, 유용하게 쓰려고 시작한 사업이 4대강 사업이다. ‘녹조 라테’ 괴담은 광우병 파동을 일으켰던 ‘뇌송송 구멍탁’과 같은 대국민 사기 선동이다. 녹조는 인 같은 축산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유기물 때문이지, 보를 세워 강물을 가뒀기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다. 1년 내내 물을 가둬놓는 소양감 댐에서 녹조가 생깁니까? 금강의 지류 지천에서 흘러드는 축산 폐수 등 오염물질을 걸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녹조가 발생하는 것이다. 녹조는 지류지천 정화사업으로 해결하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 “녹조는 인 같은 축산폐기물서 발생”

특히 “최근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가 ‘4대강 사업 이후 금강의 수질이 개선됐다’는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했지만, 국내에서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4대강 보 파괴를 전제로 한 짜 맞추기 조사평가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위원회는 4대강 지역 주민, 농민의 참여를 전면 배제했다. 민간위원 8명은 대부분 4대강 사업을 반대해왔던 사람이다. 결론은 보나마나다”라고 일갈했다.

또 정부를 향해 “이번 조사평가는 ‘물 흐름을 복원한다’는 전제하에 시작됐다. 4대강 보의 해체를 전제로 했고, 보 파괴 해체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4대 강 보 철거는 ‘적폐청산’이라는 과거 부정의 광기일 뿐”이라며 “정치적 목적을 배제하고, 지역민들과 농민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4대강 보 문제를 새롭게 논의해야 한다. 첨단과학에 기반한 원자력산업을 폐기하고, 국민의 피땀으로 건설한 사회간접 자본을 철거하는 정부가 세상 어디에 있는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의원은 끝으로 “이 나라 산업화 근대화에 삽질 한번 안한 문재인 대통령이 나라 망치는 일에 돈을 펑펑 쓰고 있다. 정말 분통이 터진다”면서 “공주시민들과 함께, 깨어있는 국민들과 함께 이 정권의 나라 파괴에 맞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민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가세해 공주보 철거를 극력 반대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의 최대 이슈로 급부상함에 따라 정치쟁점화 조짐마저 보이는 상황에서 환경부 소속의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에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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