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저신용층 집중 , 3040 대출금에 허덕여

“경기가 점점 나빠지고 있어요. 최저임금 문제도 있겠지만 경기 자체가 힘들어지면서 매출 총액이 줄어들었습니다. 빚내서 가게 차렸는데 문을 닫을 수도 없고 큰일이네요.”

영세 자영업자들이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채무불이행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저신용 계층과 30~40대를 중심으로 이러한 현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비례)이 나이스평가정보으로부터 받은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액과 현황은 은행과 보험, 카드, 캐피탈 등 전 금융권을 통틀어 432조 2000억 원, 194만 6000명이다. 이 중 채무불이행자는 2만 7917명으로 지난 2014년 말보다 6249명(29%) 늘었다. 구체적으로 2017년 1.32%에서 지난해 1분기 1.36%, 2분기 1.39%, 3분기 1.41%, 4분기 1.43%를 보이며 꾸준히 증가했다.

문제는 채무불이행자 대부분이 저소득·저신용층이라는 점이다.

신용등급 최하등급인 10등급의 채무불이행 비율은 2017년 기준 53.14%에서 지난해 기준 58.1%로 4.96%포인트 증가했다. 소득수준별로도 지난 1년간 소득 3000만~4000만 원 구간에서 채무불이행자 비율 상승폭이 0.27%포인트로 가장 컸고, 1000만 원 이하가 0.16%포인트로 뒤를 이었다. 경제활동의 허리인 30~40대에서도 채무불이행자가 속출된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같은 기간 40대 채무불이행자 비율은 1.41%에서 1.65%로 0.24%포인트, 30대는 0.12%포인트 각각 늘었다.

이들 모두 큰 폭으로는 아니지만 꾸준히 증가한다는 점은 가계부채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로 직결된다. 여기에 미중무역전쟁 등 대내·외적인 경기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리마저 오를 가능성이 있어 추후 취약차주 파산 등이란 역기능이 발생할 수 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새로 대출을 받으러 온 사람이 채무불이행자인 경우는 많지 않다. 이전에 돈을 빌린 사람들의 상황이 나빠진 것”이라며 “대출받는 자영업자와 채무불이행자 비율이 같이 늘어나는 것은 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내달까지 개인사업자 대출 중 부동산·임대업 대출을 가계대출처럼 총량을 관리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1분기 중 업권별로 부동산·임대업 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확정토록 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책은행 등을 통해 자영업자에게 특화된 특별대출상품을 만드는 등 조일 곳은 조이고 풀 곳은 푸는 정교한 정책을 펼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송승기 기자 ss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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