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기후 이슈 리포트 2월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선 제48차 IPCC 총회가 열려 지구 기온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자는 내용을 담은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하지만 해가 바뀐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시카고를 비롯한 미국 중서부 지역에 영하 20도를 밑도는 기록적인 한파가 발생했다. 여기에 강한 바람까지 몰아치면서 체감기온은 영하 50도까지 떨어져 북극 그린란드나 남극 일부지역보다도 더 낮은 기온을 기록하며 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한쪽에선 뜨거워지는 지구를 막기 위해 노력하자고 외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선 너무 추워지는 지구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역설적이게도 한파의 주요 원인으로 지구온난화가 주목받고 있다. 지구는 스스로 평형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데 겨울철 발생하는 한파도 더워진 몸을 식히기 위한 지구 스스로의 노력, 즉 자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지구온난화로 발생하는 한파의 여러 가지 원인 중 한 가지로 북극진동을 들 수 있다. 북극의 차가운 공기와 열대의 더운 공기의 온도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제트기류는 북극 주변을 횡단하면서 이 지역을 고리처럼 감싸 극지방의 차가운 공기가 밑으로 내려오지 못하도록 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북극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고리모양의 제트기류가 느슨해지면서 아래로 내려와 찬 북극공기의 영향을 받게 되고 이동도 느려지거나 정체되면서 극단적으로 추운 한파가 발생하고 지속시간도 길어지게 된다. 이 북극진동의 영향으로 지난해 겨울 우리나라는 극심한 한파를 경험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겨울한파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소로 바렌츠-카라해와 랍테프해 해빙면적이 있다. 바렌츠-카라해는 북극해 바깥쪽에 위치한 해역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 지역의 해빙이 녹아 면적이 줄어들면 제트기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저지고기압이 발달하게 되고 찬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커지면서 우리나라에 추운겨울이 찾아온다.

그리고 랍테프해는 시베리아의 북안에 위치한 바다로 이 지역의 해빙면적이 줄어들게 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부근에 상층 기압골을 강화시키고 기온이 하강해 겨울 한파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실제 9월의 북극 해빙 면적이 최소였던 2012년 12월엔 한반도에 강추위가 발생했다. 그 외에도 최근엔 성층권승온, 블로킹현상 등 지구온난화에 따른 다양한 한파현상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있는 명백한 사실이며 지구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지역과 계절에 따른 온도차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겨울한파를 넘어 폭염과 폭설, 허리케인 등 다양한 이상기후 현상의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상청에선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엘니뇨와 같은 다양한 이상기후 감시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매년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23개 기관합동으로 이상기후현상과 분야별 피해현황을 담은 이상기후보고서를 발간, 국민의 인명과 재산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전지방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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