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이도우 작가의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중 한 구절이다. 도서관 외벽에 마음에 와 닿는 책 속 구절들을 계절별로 걸어놓고 있다.

올 겨울 내내 도서관에 걸려있던 이 구절은 주위 사람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거기다 어떻게 알았는지 이도우 작가는 ‘당진도서관 사서님 사랑해요’란 글과 함께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 도서관 사진을 찍어서 올리기까지 했다.

이도우 작가의 글들은 따스하고 감성적이어서 책을 읽으면서 내내 좋은 구절들을 메모하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작가가 펴낸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가 도서관 신간으로 입고되었다. 첫사랑 만나듯 가슴 설레며 집어 들었다. 막대 사탕 빨아먹듯 아껴 읽고 싶은 마음에 대출기한을 넘겨 버렸다.

시골, 작은 책방, 책을 읽는 사람들…. 이것들이 이 소설의 주된 배경과 등장인물이다. 이 책은 시골마을에서 ‘굿나잇 책방’이라는 독립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은섭과 도시에서 미술 학원 강사로 일하다 시골로 내려온 해원의 청춘 성장 소설이며 담담하고 담백한 애정소설이다.

겨울날 내리는 눈송이가 조금씩 쌓여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리듯, 그렇게 조금씩 쌓여 마음을 감싸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책방에서 이들은 사랑을 꿈꾸고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아팠던 상처들을 치유해 나간다. 아프지 않으면 청춘이 아니듯 아파하며 성장해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왠지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끼는 건 이야기가 주는 힘일 것이다.

‘굿나잇 책방’의 책방지기 은섭은 작은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책방 식구들은 초등학생부터 40대까지 각자 나이도, 직업도, 성격도 다르지만 함께 모여 책으로 온정을 나누고 서로의 삶을 응원한다. 도서관에서 여러 개의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지만 회원들은 주로 중년 여성 들이다. 이렇게 각각 다른 계층들이 함께 활동하는 모임은 없는 것 같아 이런 시도도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자요, 내 침대에서 잠든 사람. 인생은 그리 길지 않고 미리 애쓰지 않아도 어차피 우리는 떠나. 그러니 그때까지는 부디 행복하기를.’ 삶에 지쳐 있는 당신에게, 하루하루 잘 살아보려고 애쓰는 당신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문정숙(당진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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