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편의성 저하 우려
심야시간, 휴일에 판매 집중
약사회 판매자격 박탈 주장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판매를 두고 편의점업계와 약사업계 간 신경전이 여전히 팽팽한 가운데 상비약을 구비하고 있는 심야영업 편의점이 줄어들고 있어 소비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경영악화,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심야영업을 포기하는 경우 상비약 판매 자격을 상실하는데 급히 찾는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4일 편의점 가맹점주의 영업시간과 심야영업시간 단축을 기존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표준가맹계약서 개정안을 발표했다.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고 심야시간 매출부진에도 불구하고 기존 방식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는 점주들의 불만 고조에 따른 조치다.

문제는 이번 조치로 심야영업을 포기하는 점포가 늘어날수록 소비자들의 편의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특히 안전상비의약품의 경우 일반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인 심야시간대나 휴일 등에 판매 비중이 높다. 밤 9시부터 자정 사이 구매비율이 30%정도로 심야시간대에 집중돼 있는 편이다. 대전 둔산동에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김 모(29·여) 씨는 “복통이 잦은 편인데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엔 편의점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 자주 찾는 편의점이 문을 닫게 되면 굉장히 당혹스러울 것 같다”며 “꼭 편의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영업하는 약국이 있으면 그곳을 먼저 찾을 듯 싶다”고 말했다.

실제 24시간 영업을 하는 편의점의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U(씨유)·GS25·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 3사의 24시간 미영업 점포 비율은 10%를 훌쩍 넘는다. CU 19%, GS25 13.6%, 세븐일레븐 17.6%에 달한다. 한 자릿수였던 비율이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대도시의 경우 큰 영향은 없겠지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은 편의점 상비약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며 “사회 안전망으로서의 편의점 역할도 무시할 수 없기에 심야영업이 줄어드는 점은 우려해야할 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편의점 상비약 판매에 대한 약사 단체의 감시와 반발도 거세다. 약사회는 지난해 발표한 편의점약 판매업소의 관련 규정 준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편의점 상비약에 대한 감시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또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고 상비약을 판매하는 편의점에 대해 판매자격 박탈 등 관련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정부차원의 현장 관리가 부족한 현실”이라며 “편의점 상비약과 관련해 약사 이기주의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우리는 전문가로서 국민 건강을 지키고 약국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승기 기자 ss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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