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인천시 동구 이어 전국 세 번째

충북 옥천군이 만 70세 이상 모든 군민에게 대상포진 예방 접종비를 전액 지원해주는 파격 시책을 내놨다.

특정 나이 이상 지역 주민 모두에게 대상포진 예방접종비 전액을 지원하는 것은 강원도 철원과 인천시 동구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다.

20일 군은 사업비 10억 7000여만 원을 들여 다음달 4일부터 대상포진 무료 예방접종 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군에 1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고 있는 만 70세 이상 군민 모두가 대상으로, 과거에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한 주민은 제외된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가 주로 어린아이에게 수두를 일으킨 뒤 몸 속 신경을 타고 척수 속에 오랜 기간 숨어 있다가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재발하는 질병이다.

발진과 수포가 피부에 띠를 두른 모양으로 나타나며, 대상포진을 앓고 난 뒤 생기는 신경통은 1개월 이상 통증이 계속되는 고통스러운 합병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전국 대상포진 환자 수는 지난 2015년 66만 6045명에서 2016년 69만 1339명, 2017년 71만1442명으로 2년 새 4만 5000명(6.8%)이나 증가했다.

면역력이 저하되는 50세 이상 발병률이 40대 이하 젊은 층에 비해 8~10배 이상 높고, 60세 이상 노년층 환자의 70%는 합병증으로 1년 이상 신경통을 앓기도 한다.

예방접종 하는 것이 발병을 100% 막을 순 없지만 합병증 발병 위험이 현저히 떨어지는데다 통증도 다소 줄어든다는 게 학계 설명이다.

하지만 여타 질병으로 의료비 지출이 많은 고령자들로서는 10만~20만 원 정도 되는 예방 접종비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경제적으로 부담을 겪는 지역 주민들의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위해 민선7기 김재종 군수가 이 사업을 일등 복지 공약으로 삼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우선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서는 관내 보건소, 보건지소, 보건진료소를 방문해 주민등록 거주 사항과 예방접종 이력을 확인 받아야 한다.

이후 발급해준 쿠폰을 갖고 군과 협약한 곽내과, 금강의원 등 관내 27개 의료기관 중 한 곳을 찾아 접종 받으면 된다.
군은 대상자가 한때 몰려 혼잡해질 것을 우려해 고령자부터 2주 단위로 분산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85세 이상은 다음달 4일부터, 80~84세는 18일부터, 75~79세는 4월 1일부터, 70~74세는 4월 15일부터 접종하면 된다.

이 지역 만70세 이상 인구는 지난 1월 기준 1만 229명으로, 군은 올 한해에만 1만여 명에 가까운 주민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재종 옥천군수는 “대상포진은 엄청난 고통이 뒤따르는 무서운 병이지만 비용이 부담돼 접종을 제때 하지 못한 게 현실 이었다”라며 “이 사업을 통해 경제적 부담해소와 질병예방이라는 두 가지 만족을 함께 드릴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업을 시작으로 함께하는 행복한 복지 실현을 위한 단추를 하나하나 잘 끼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옥천=전병준 기자 bc12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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