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자격 없는 경기도 소재 업체 참여시켜 논란

공주시가 지난해 12월 1일 한국MD협회와 함께 공주시농업기술센터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공주밤 가공상품 품평회가 자격도 없는 특정업체를 참가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공주시 제공

공주밤 가공상품 품평회가 참가자격이 없는 엉뚱한 업체를 참여시켜 특혜의혹을 사고 있다.

공주시는 지난해 12월 초 공주밤 가공상품 판로확대를 위한 품평회 및 구매상담회를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공주밤 6차산업화사업단과 ㈔한국MD협회가 손잡고 마련한 행사에는 모두 16개의 밤 가공식품 제조업체가 참여해 국내 대형 유통기업의 상품기획전문바이어(MD)들에게 직접 제품의 특·잠정을 설명하는 자리가 됐다고 밝혔다.

◆ 제조업체가 아닌 유통업체 ‘논란’

또 공영홈쇼핑, 우체국쇼핑, 홈플러스, 티몬, 파리바게트 등의 유통업체들과 전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이베이와 아마존의 벤더사인 ㈜마이즈멧이 참여해 구매·입점을 위한 상담도 가져 공주밤과 공주밤 가공품의 해외시장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의 보도와는 달리 참가자격조차 없는 특정 업체를 참여시켜 특혜 논란을 낳고 있다.

공주밤 6차산업화사업단은 전문가(MD) 초청 구매상담회를 앞두고 첨가기업을 모집하면서 신청자격을 공주지역 업체로 한정했다.

공주시에 본점 또는 제조공장을 두고 공주밤을 원재료로 사용한 가공상품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으로 명시하고 품목제조보고서(식품제조가공업체가 제조하는 모든 품목에 대한 개별적인 내용을 작성한 문서로 식품위생법의 규정에 의거해 식품의 유형 및 제품명, 유통기간, 영업허가번호 등의 내용으로 구성)까지 제출토록 했다.

당시 품평회에 참여한 한 업체는 제조업체가 아닌 유통업체로, 그것도 공주지역에 소재하지 않은 것으로 경기도 업체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지역의 한 업체 대표인 B(49) 씨는 “자격이 없는 업체를 행사에 참여시킨 것은 특혜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누군가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행사 전에 업체들에게 전화나 문자, 팩스 등을 보내 참여를 독려하는데, 밤 가공에 있어 전국 1~2위를 다투는 업체를 배제시킨 것은 의도적이라는 생각까지 든다”며 공주시의 불공정한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동냥을 주지는 못할망정 쪽박은 깨지 말아야 되는 것 아니냐”며 “공주밤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어 공장까지 이전해가면서 공주를 대표하는 먹거리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고향이 공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괄시받는 것 같아 서럽다”고 말했다.

B 씨는 또 자신이 개발한 밤 가공 특허 제품을 지역의 타 업체가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상도를 벗어난 행위로 묵과할 수 없다. 무사 안일하고, 특정 업체를 비호하는 공무원들의 태도에 더더욱 화가 난다”며 진정서를 제출하는 한편 판매정지가처분 및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 등을 준비 중이다.

◆ 특정업체 비호하는 공무원 태도에 분노

이 같은 특혜의혹에 대해 시 관계자는 MD협회에서 참가업체를 선정했고, 시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공주에서 생산된 밤 상품을 판매하다보니 참가자격을 준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어 “참가자격에 공주밤을 원재료로 가공상품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라고 돼 있는 만큼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더구나 사업비를 준 것이 아닌 만큼 특혜로 보긴 어렵다”고 답변했으나, 참가자격에 ‘공주시에 본점 또는 제조공장을 둔 가공상품을 제조?판매업체’라고 명시된 것에 대해서는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당시 참여한 16개 업체 명단조차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확인을 거부했다.

공주밤 가공상품의 판로개척을 위한 행사가 특혜의혹으로 얼룩지면서 “누구를 위한 행사냐”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공주시의 향후 대응과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