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 교육초점 미래 대비
아직 갈 길 먼 SW·메이커 교육
이론 탈피 체험 교육 확대 시급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첫 걸음은 단연 과학 교육과 인재 양성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류를 이끄는 힘은 도구와 기술이 아닌, 사람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교육의 트렌드가 이른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이런 까닭에서다. 대전 교육현장도 이에 발맞춰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곤 있으나 아쉽게도 교실은 여전히 대학입시가 최우선 목표다.

대전시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2019학년도 과학·융합인재교육·발명·환경·영재·노벨과학교육 추진계획은 미래 사회 대비로 축약할 수 있다. 계획에 따라 시교육청은 올해 창의융합형 과학실 구축, 과학중점학교 운영, 고교·대학 연계 R&E 과학 프로그램 실시를 통해 ‘모든 이를 위한 과학(Science for All) 교육’ 구현에 나선다. 특히 학생들의 창의성과 문제해결력 함양을 위한 발명교육센터를 운영하고 발명품 경진대회, 대덕연구개발특구 등 과학 인프라와 연계한 탐구·체험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 더해 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개최한 기초과학과 관련된 교육인 노벨과학꿈키움프로젝트를 올해엔 시민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확대·운영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러한 청사진이 오늘의 교육 풍토 속에서 온전히 뿌리를 내릴 수 있을 지 여부다. 당장 인공지능(AI), 가상·증강현실,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 핵심 분야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가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의무화했지만 전담 교사 확보부터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해영(부산 연제)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SW 교육 개설 중학교 및 교원 현황에 따르면 대전에서 관련 교육을 전담할 정보교과 담당 교사는 28명이다. 비록 올해 11명의 추가 신규 교원을 확보했지만 이는 현장의 기대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올해는 SW 교육이 초등학교로 확대될 예정이라 그 어느 때보다 SW 교육 전문가가 절실한 상황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타 시·도와 달리 대전은 상치(相馳)교사가 없는 온전한 전공자가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며 “초등학교 역시 담임 교사들의 SW 능력 신장을 위한 연수를 거듭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W 교육과 맞물려 과학(Science)·기술(Technology)·공학(Engineering)·예술(Arts)·수학(Mathematics) 등 ‘STEAM’ 교육을 통해 제반 이론을 통합적으로 학습하는 메이커 교육도 걱정스럽긴 마찬가지다. 교실의 관심이 온통 대입에 맞춰진 탓에 주입식, 암기 위주의 기존 교육 방식을 쉬 벗지 못하고 있는 탓이 크다. “이런 교육방식이라면 지금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것을 사회에 나가 써 먹지 못하는 첫 번째 세대일 것”이라는 현장의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대전 A 중학교 김 모 교사는 “정부에선 하라고 하는데 전공자도, 교재도 마땅찮아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라며 “창업 과정에서 메이커 교육이 중요한 데 이론 위주라 한계점이 뚜렷하다”고 답답해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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