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층 HMR 소비 늘어나
품질 높아지자 집반찬 자리 대신해

가정간편식(HMR)이 밥상 구성을 바꾸고 있는 가운데 HMR 시장의 새로운 소비주체로 ‘시니어’ 세대가 떠오르고 있다. 간편식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품질이 개선되자 시니어층 구매 비율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HMR 시장은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20일 농식품부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HMR 시장은 매년 10%가량 성장, 지난해 시장 규모가 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올해 HMR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시니어층의 구매비율 상승이다. 지난해 시니어 가구가 식탁을 차릴 때 간편식 제품 구성비율은 즉석밥·국물요리·냉동식품 등 모든 카테고리에서 2017년보다 증가했다. 냉동만두와 조리냉동의 경우 각각 64%, 58%를 기록했고 즉석밥과 죽 역시 크게 늘었다.

아직까지 시니어층의 식탁에 가정 내 HMR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크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세대보다 반찬을 갖춰먹는 시니어 세대 특성상 향후 다양한 HMR 소비 경험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니어 가구 수와 그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들의 HMR 구입 금액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 선화동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황 모(67·여) 씨는 “얼마 전 마트에 사골국 재료를 사러 갔다가 우연히 간편식을 사서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아서 자주 사먹는다”며 “오래 끓여야 하고 집안에 냄새도 나서 자주 해먹기 힘들었다. 많은 양을 혼자 먹기도 그랬는데 소량씩, 필요할 때 먹을 수 있어서 편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식생활 변화와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혼자서 식사를 하는 가구가 늘면서 평균 10끼 중 3.9끼를 혼자 먹고 이때 간편식 소비가 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인의 취식 메뉴에서 HMR이 차지하는 비중은 18% 수준이지만 혼자 식사할 때는 주로 HMR을 소비하는 경향이 짙었다. 또 주요 식품업체들이 기술개발을 통해 간편식의 품질을 개선하자 인스턴트라는 거부감이 줄어 편의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충족시키고자 하는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간편식이 집반찬을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간편식을 구매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자 업계 역시 발맞춰 움직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경로를 통해 HMR을 구매한 경험률은 지난해보다 8%포인트 증가(약 158만 가구에 해당)하며 전체 매출의 절반에 육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가 중요시 하는 가치가 점점 세분화되고 식생활에도 반영됨에 따라 HMR 시장 역시 변화하고 있다”며 “개인별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제품 개발로 올해도 한층 더 진화하고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승기 기자 ss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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