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하천 중심 ‘빠름과 여유가 있는 도로망' 갖춰야

대전은 삼태극(三太極)과 오행의 지세(地勢)로 산과 물의 조화가 잘 형성됐다. 산들이 도시를 감싸서 분지를 이루어 시가지를 이루며 그 가운데 하천이 흘러 바람길과 물길이 있어 풍수를 활용한 도로가 만들어 진다면 자연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천혜의 도시로 나아 갈 수 있다.

풍수에서 산과 물은 음양(陰陽)을 대표하며 둘은 늘 한 쌍으로 함께한다. 산이 있으면 옆에 물이 있고 그 옆에 산이 있어 음양이 반복된다. 산이 능선을 따라 바람길을 만들면 물은 계곡인 물줄기를 따라 물길이 만들어진다. 일반적으로 산과 물은 평행하게 움직이나 산과 물이 서로 만나 음양이 결합된 곳을 명당이라 한다. 양은 외부로 팽창하려는 특징을 갖고 동적인 기능이 강하나 음은 내부로 결합하며 정적인 기능이 강하다. 이 두 성분이 함께 결합하는 양상은 음이 양을 감싸야만 명당이 된다.

대전의 산세(山勢)와 수세(水勢)를 살펴보면 모두가 명당의 기운을 갖고 있다. 대전을 이루는 모든 산은 대둔산에서 시작되며 물 또한 대둔산에서 시작됨을 알 수 있다. 대둔산에서 시작된 산과 물이 서로 평행을 이루어 진행하다가 대전에 와서 사방의 산들이 물을 향하게 됨으로써 물이 산을 감싸 안게 돼 음양이 결합하여 명당을 이룬다. 결국 대전의 산과 물은 한곳으로 모이게 된다. 그곳이 둔산이다. 둔산(屯山)이란 산이 무리를 지어 모아진다는 의미이다. 산이 모아진다는 것은 곧 물이 모여짐을 뜻하며 물이 모인다는 것은 주위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여 도로가 될 수 있음이다.

대전은 사방의 기운인 산줄기와 물줄기가 가운데인 둔산을 향해 움직인다. 이는 둔산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빛이 뻗어 나아가듯이 방사선 방식으로 도로가 형성됨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유등천과 갑천을 연결하고 둔산을 휘감을 수 있는 도로망을 기본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이에 동남쪽의 끝에서 서북쪽의 끝으로 연결되는 도시철도 1호선과 남서쪽 끝인 흑석리에서 북동쪽의 끝인 신탄진을 연결하는 도시철도 3호선과 외곽을 원형의 순환선으로 계획된 도시철도 2호선 트램방식이 본격화되면 한층 편리한 도로망을 갖게 된다. 또 대전의 동쪽 끝에서 서쪽 끝으로 달려가는 동서대로는 대덕구를 거쳐, 동구, 중구, 서구, 유성구에 이르는 5개구 전체를 아우르는 중요도로 역할을 해야 한다.

이에 대전을 대표하는 계룡로와 계백로가 대전의 교통을 더욱 편리하게 한다. 다만 남북을 이어주는 남서대로의 역할인 대덕대로의 중요성을 인식해 내동 안골 네거리로부터 도마동, 정림동, 복수동을 잇는 역할이 부족하며 갑천을 따라 형성된 천변고속화 도로가 만년교에서 중지된 상태를 가수원, 정림동을 지나 복수동으로 연결되는 구간의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무조건 빠른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정적인 음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물줄기인 3대 하천과 지방천을 중심으로 쉼터를 만들어 쉬어갈 수 있는 공간 확보에 관심을 가져 ‘빠름과 여유가 있는 도로망’을 갖춰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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